"단물만 빼먹고 튄다?" 우려 속…알리, 쿠팡 직원도 스카우트 제안

유엄식 기자 2024. 3. 3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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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중국 e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국내에서 장기간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알리바바는 국내 소비자 정보의 중국 유출 우려에 대해선 "개인 데이터는 한국에 구축한 데이터센터에 저장하고 있다"며 "현재 한국 규제사항에 명시된 요구에 따라 개인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으며, 데이터 보안 수준은 국제 기준을 충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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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국내 대형 유통사 임직원 영입전 본격화
투자계획서에 10년간 5만명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 제시
알리익스프레스 광고 화면 갈무리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중국 e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국내에서 장기간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대규모 투자로 수 만명의 고용 효과가 있다는 예측 결과를 내놨다. 정부가 유통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먹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9일 알리바바그룹이 정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알리는 한국 투자를 통해 3년간 5000명, 10년간 5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알리가 직접 고용한 직원 외에도 물류와 고객 서비스 등을 담당하게 될 국내 협력사의 간접 고용 인원까지 모두 합친 수치다.

알리는 올해 한국 직원 830명(직원 130명, 고객 서비스 300명, 물류 인력 4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알리는 5월 말까지 상품기획(MD), 마케팅, 영업 등 각 분야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와 별개로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유통 업계 최대 경쟁사인 쿠팡 직원들에게도 이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최고 수준 연봉과 최소 5년의 근속 보장 조건을 제안받은 사례도 있다. 핵심 임원급 인사는 레이 장 대표가 직접 면담을 진행하며 영입을 추진 중이다.

이미 상품기획(MD), 마케팅, 개발 분야에선 11번가 등 국내 주요 e커머스 업체 퇴직자가 다수 입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알리는 국내 법인 직원이 단기간 급증하자 기존에 본사로 활용한 중구 남산 사옥 외에도 최근 강남구 삼성동에 추가로 사무실을 마련했다.

국내 유통사 임직원들이 대거 알리로 옮길 가능성이 있다. 대형마트 1위인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창사 31년 만에 처음으로 근속 15년 이상 과장·부장급을 대상으로 전사적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매각이 불발된 11번가는 지난해 말에 이어 3개월 만에 2차 희망퇴직을 실시 중이다. 롯데 유통군도 올해 e커머스 운영비 절감 계획을 공식화했다. SSG닷컴, G마켓 등도 영업손실이 장기화됐다.

업계에선 알리가 국내 조직을 확대하면서 시장 영향력이 더 빠르게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 업체뿐 아니라 식품 유통과 영업 분야 노하우가 있는 대기업 출신 직원들이 알리로 합류하면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 e커머스 1위인 쿠팡도 과거 다수의 국내 대기업 경력 직원을 영입하며 조직을 안정화했다.

다만 과거 중국 기업들이 고액 연봉으로 한국 개발자를 영입한 뒤 노하우만 얻고 1~2년 만에 철수한 사례가 있어 알리의 영입 제안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한편 알리바바그룹은 투자계획서에서 국내 중소기업 지원책도 제시했다. 한국에 상품 소싱 센터를 구축해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알리, 라자다(Lazada), 미라비아(Miravia) 등 그룹 산하 플랫폼을 통해 동남아, 유럽, 미국 등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게 골자다. 알리바바는 "3년 내에 1만개 중소기업이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며, 예상 거래액은 52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국내 소비자 정보의 중국 유출 우려에 대해선 "개인 데이터는 한국에 구축한 데이터센터에 저장하고 있다"며 "현재 한국 규제사항에 명시된 요구에 따라 개인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으며, 데이터 보안 수준은 국제 기준을 충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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