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망대] 북한의 나무 집착‥속사정은?

최유찬 2024. 3. 3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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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다음 주 금요일은 식목일이죠?

북한에도 우리 식목일에 해당하는 '식수절'이 있습니다.

다만 우리와 다르게 3월인데요.

북한은 '나무 심기가 곧 애국'이라며 올해 유독 식수절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는데, 그 속사정은 뭔지 통일전망대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청년과 근로자, 군인뿐 아니라 최룡해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간부들까지 총출동해 나무를 심습니다.

[신혜숙/북한 여맹중앙위 부장] "나무를 심는 사업은 우리 당(노동당)의 정책을 심고 순결한 애국의 마음을 심으며 양심을 묻는 사업입니다."

북한 매체들은 모든 산을 보물산 황금산으로 만들기 위해 나무심기에 애국의 열의를 바쳐라 연신 독려하고, 특히 올해는 지방발전정책 이행을 위해 어느 때보다 목재 생산이 중요하다며 식수절의 의미를 부각하고 나섰습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며 무분별한 벌목으로 산림이 황폐화된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과 동시에 산림 복원을 강력한 국가사업으로 내세웠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2015년 신년사)] "산림복구 전투를 힘있게 벌여 조국의 산들을 푸른 숲이 우거진 황금산으로 전변시켜야 합니다."

리설주, 김여정과 함께 삽을 들고 나무를 심는 모습을 공개하며 산림복구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 기록영화] "전후복구 건설을 한 것처럼 산림복구 전투를 벌입시다. 산림복구 전투는 내가 사령관이 되어 직접 지휘하겠습니다."

이른바 산림복구 전투로 명명된 이런 노력 덕분인지 일부 복원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전체 산림의 30% 정도는 황무지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건설 사업과 땔감 확보를 위해 진행되는 벌목도 문제지만 해마다 나무를 심어도 활착률, 즉 심은 나무의 생존률이 낮다는 점이 걸림돌이라 지적합니다.

[박소영/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 "나무를 심으면 이후에 관리를 전문적으로 해야 되고 비료라든가 농약도 줘야 되거든요. 최근에는 기후 위기로 인해서 산림 병해충 문제가 확대가 되고 있는데 그것 때문에 활착율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과거 4월 6일이었던 식수절을 3월 2일로 바꿨다가, 작년부터는 3월 14일로 다시 변경한 것도 기후 변화에 따른 대응 차원으로 분석됩니다.

[박소영/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 "3월 2일은 땅이 녹지 않아서 활착률이 좀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요. 3월 14일로 (식수절을) 작년부터 변경했는데 그때쯤이면 땅도 좀 녹고 (나무를) 심기도 쉬워서 옮긴 게 아닌가…"

황폐화된 민둥산은 홍수 피해를 유발해 식량난과 경제난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산림 복원에 총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성과는 미미합니다.

결국 북한의 산림복구는 단순히 산에 나무를 심는 차원을 넘어 식량과 에너지 문제 등 산림 황폐화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최유찬입니다.

영상편집: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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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문명배

최유찬 기자(yuch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84873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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