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혁 막말 논란' 살펴보니…고산 윤선도 문집에도 유사한 비유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가 수원의 대표 문화재인 '수원화성'을 여성의 가슴에 비유해 막말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조선 시조문학의 대가인 고산 윤선도가 남긴 저서 '고산유고'에도 유사한 비유가 실린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윤선도가 저술한 고산유고에 따르면 이 책에 담긴 '총호사에게 올리는 글'에는 윤선도가 수원의 풍수지리를 묘사한 부분이 실려있다. 이 책은 조선 인조 때의 학자 고산 윤선도의 문집이다.
윤선도는 이 글에서 "수원의 산은 참으로 풍수상 대지에 해당되니, 안목을 갖춘 자라면 감히 트집을 잡지 못할 것"이라며 "이 산이 입수의 맥이 된다는 것은 명백해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이 맥 아래에는 젖꼭지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고, 젖꼭지 아래에는 평탄한 부분이 있고, 평탄한 곳 아래에는 털 담요가 깔린 것 같은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 젖꼭지 부분은 용이 치달리며 희롱하는 기세가 아직 멈추지 않고, 달무리처럼 둥글게 둘러친 것이 없으며, 좌청룡과 우백호가 조금 낮아서 흡족하지 않으니 혈의 기운이 엉긴 곳은 아닌 듯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반면 평탄한 곳으로 말하면 그 형상이 빙 둘러서 감싸고 있으니, 이곳은 참으로 달무리처럼 둥글게 둘러친 뜻이 있다"며 "좌청룡과 우백호가 흡족해 높지도 낮지도 않으니 여기에 혈의 기운이 엉긴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기록했다.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시인으로 정철·박인로와 더불어 조선 3대 시가인(詩歌人)으로 꼽히는 고산 윤선도는 한문학이 주류이던 당대 문단에 우리 글로 아름답고 독창적인 시를 발표하며 국문학 발전에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대표작 '오우가'와 '어부사시사'는 유려한 문체와 애민의 정신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작품으로 국문학사의 위대한 유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앞서 김 후보는 또 2017년 9월 김 씨가 진행하는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의 '김용민, 곽현화, 김준혁의 수상한 이야기 1회 - 수원 화성, 욕정남매의 시작' 편에서 수원 화성을 여성의 가슴에 비유했다.
김 후보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 묘소를 수원으로 옮기는데 그 자리가 명당자리라고 하는데 풍수지리가들이 이렇게 이야기한다"며 "이 자리는 바로 여인의 젖가슴 자리고 그래서 이 자리는 유두"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여기서 젖이 나와서 사람들에게 젖을 주는 자리다. 이게 바로 사도세자가 묻힌 자리"라며 "수원은 나의 새로운 고향이다. 그리고 왕의 고향을 뜻하는 풍, 이곳은 정조가 나의 고향임을 전 백성에게 알리는 상징적 언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자 김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해당 표현은 자의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적 기록에 남아 있던 표현을 인용한 것"이라며 "윤선도는 이 글에서 수원을 '천년에 한번 만날 수 있는 길지'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학자, 교육자로서 시민을 대상으로 삼아 많은 강연과 저술 활동을 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때로는 사료나 문헌 속 비유를 인용해 역사 문화적 정보를 대중에게 알리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대적 기준으로 보면 이런 비유 가운데 일부 부적절한 표현이 있겠으나, 특정 성별이나 집단을 비하하거나 차별하려는 의도도 해당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과거 여성 비하 발언 논란이 제기된 김 후보를 향해 "역사학자로서의 자질 의심뿐 아니라 국민의 대표로서 일할 자격조차 없다"며 "최소한의 양심과 도의가 있다면 자성하고 사퇴하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30일 오전 경기 부천 지원 유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준혁·양문석 후보 등의 막말 논란을 겨냥해 "쓰레기 같은 말들을 한번 들어봐달라"며 "그런 말 하는 사람들은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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