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족 성지 ‘이곳’에 뜬 차량 5대, 돌연 시속 200km 급가속...레이싱 아니라고? [도통 모르겠으면]

문재용 기자(moon.jaeyong@mk.co.kr) 2024. 3. 3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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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과속·폭주족으로 가장 유명한 도로는 어느 곳일까요? 많은 후보군이 있지만 통계상으로는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를 최고로 꼽을 수 있습니다.

어떤 운전자들을 폭주족으로 규정하고 처벌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한 판결이 수차례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에서 나온 덕분이죠.

"사전모의 없더라도 폭주경주로 볼 수 있다"지난 2021년 대법원 판결(2018도18045) 사건에서 피고인은 지인들과 함께 총 5대의 차량으로 인천공항 고속도로에서 레이싱을 벌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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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과속·폭주족으로 가장 유명한 도로는 어느 곳일까요? 많은 후보군이 있지만 통계상으로는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를 최고로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인천대교 포함)에서 적발된 속도위반이 5년간 12만9793건에 달한다는 자료가 발표된 바 있습니다. 앞서 경찰청이 발표한 자료에서는 과속단속 장비에 잡힌 최고속도 사건 50건 가운데 40%가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였던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구요.

대부분 구간이 직선이고, 도로폭도 왕복 6~8차로로 넓은 인천공항 고속도로는 자신도 모르는 새 과속을 범할 수 있는 요건을 두루 갖췄습니다.

고속도로 폭주족 일러스트<챗GPT 생성>
특히 폭주족들에게는 국내에서 이만한 조건을 찾아보기 힘들텐데요. 일부러 심야에 방문할 경우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마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과거부터 폭주족들의 성지로 유명했죠.

이런 명성은 교통사고 판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떤 운전자들을 폭주족으로 규정하고 처벌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한 판결이 수차례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에서 나온 덕분이죠.

“사전모의 없더라도 폭주경주로 볼 수 있다”
지난 2021년 대법원 판결(2018도18045) 사건에서 피고인은 지인들과 함께 총 5대의 차량으로 인천공항 고속도로에서 레이싱을 벌였는데요. 가담한 차량 중 한대가 상향등을 켜자 나머지 차량들이 동시에 급가속을 하는 등 5대가 모두 레이싱을 벌인 정황이 뚜렷했죠. 경주상대 차량이 다가올 때까지 도로 우측에 30초가량 정차했다가 출발한 차량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2심까지는 이들 가운데 일부는 레이싱에 가담했다고 인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레이싱을 벌인 정황이 보이더라도, 사전에 레이싱을 벌이기로 협의한 것을 밝혀내지 못했다면 관련 조항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온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피고인이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인 공동의사를 부인하는 경우, 그 공동의사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며 “(가담 차량들이 폭주행위를) 인식하고서 동참했다고 보이는바, 공동 위험행위에 관한 공동의사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2007년 대법원 판결(20065993)에서는 고속도로에서 일부러 속도를 늦춰 후행차량들을 방해하는 행위도 도로교통법상 ‘공동위험행위’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 나왔는데요. 이 사건이 벌어진 것 역시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였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도로에 한줄로 서서 시속 20km로 주행했던 피고인들에 대해 “피고인들의 행위로 말미암아 고속도로에서 약 1분 정도의 정체가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며 “뒤에서 진행해 오는 차량들로 하여금 급격히 속도를 떨어뜨리게 하여 교통상의 위험을 발생하게 하였다고 보기에 충분하므로 ‘공동위험행위’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라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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