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장르로 '급부상' 젊은인력 '탈출 러시'… 日 아니메 '명암' [S 스토리]
유아사·신카이 등 후배 감독들 존재감
日 시장규모 25조원… 20년 새 2.67배로
2033년 콘텐츠 해외시장 175조원 목표
20대 애니메이터 年수입 2600만원 불과
대부분 고물가 도쿄 거주로 ‘빈털털이’
8년 이내 68%가 생활고로 업계서 떠나
수익도 제작사 보다 유통사가 더 가져가
◆‘아니메’ 세계 주류 장르가 되다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일본 콘텐츠의 2033년 해외시장 규모 20조엔(약 175조원).’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일본 콘텐츠 성장세는 세계 콘텐츠 시장의 그것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정보서비스 기업 일본총련은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4∼2021년 음향영상·관련서비스의 세계시장은 1.3배 커졌지만 일본은 3배 이상이었다”며 “성장 속도가 빨라 상당한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어 “(넷플릭스, 아마존, 디즈니+ 등) 콘텐츠 플랫폼과 중국 정부의 단속에 따른 정규 콘텐츠 구입 증가가 성장의 배경이 되고 있다”며 “일본 애니메이션의 해외시장 규모가 5조엔(43조원)을 넘을 정도로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는 만큼 리딩(leading) 산업으로 키워가는 데 보다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임금에 업계 떠나는 젊은 인력
일본 애니메이션의 질주는 계속될까. 기세등등한 지금만 놓고 보면 불가능할 게 전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산업 전체를 떠받치고, 미래의 성장을 이끌어야 할 토대에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핵심은 젊은 인력이다.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하는 젊은 인력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저임금이다. 2022년 애니메이터 평균 연간 수입은 455만엔(4000만원)으로 전 산업 평균인 489만엔(4300만원)과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20대 애니메이터들은 300만엔(2600만원)을 넘지 않아 같은 연령대의 다른 산업종사자들보다 많게는 120만엔(1000만원)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애니메이터 60% 정도가 물가가 비싼 도쿄도에 거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집세, 전기·수도 등 각종 공과금을 내고 나면 한 달에 쓸 수 있는 돈이 2만엔(17만원)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전체 애니메이션 산업은 성장하는데 개별 제작사의 수익은 늘지 않는 기형적 구조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해외시장에서 얻은 애니메이션 관련 수익의 90% 이상은 투자에 참여한 방송사, 출판사, 광고대행사 등 유통업체가 가져가고, 제작사 수익은 전체의 6% 정도에 불과했다. 일본 국내시장 사정도 비슷해 전체 수익의 65%를 유통업체가, 16% 정도를 제작사가 갖는다.
이는 제작사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라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의 투자로 운영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저작권을 가지기 힘든 구조 때문이다. 일본총련은 “출자액에 관계없이 제작사가 저작권의 약 30%를 확보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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