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에 미쳤나? 거장 전시에 등장한 ‘강간방’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4. 3. 3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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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제노바의 두칼레 궁전에서 열리고 있는 바로크 거장의 전시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Artemisia Gentileschi): 용기와 열정'이 지나친 선정성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미술전문지 하이퍼알러직에 따르면 이 전시회는 '역대 가장 유명한 여성 예술가' 중 한 명의 초상화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그의 일생을 폭력적인 구경거리를 만들고 있다.

젠틸레스키는 그녀 시대의 가장 유명한 예술가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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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대표작 ‘Judith and her Maidservant with the Head of Holofernes’
이탈리아 제노바의 두칼레 궁전에서 열리고 있는 바로크 거장의 전시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Artemisia Gentileschi): 용기와 열정’이 지나친 선정성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미술전문지 하이퍼알러직에 따르면 이 전시회는 ‘역대 가장 유명한 여성 예술가’ 중 한 명의 초상화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그의 일생을 폭력적인 구경거리를 만들고 있다.

젠틸레스키는 그녀 시대의 가장 유명한 예술가 중 한 명이다. 1593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나 화가였던 아버지 오라치오 젠틸레스키(Orazio Gentileschi)로부터 그림을 배우며 조수로 일했던 그는 10대에 이미 실력을 인정받았다. 카라바조의 어두운 색조와 극적인 빛의 효과에 영향을 받았으며, 여성 화가의 일반적 규율을 깨고 성경과 신화의 주인공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며 화려한 성공을 거둔 서양 역사상 최초의 위대한 여성 화가가 되었다.

젠틸레스키는 당시로서는 드물게 곳곳을 여행하며 남성들과 동등한 삶을 살았다. 그의 삶은 일찌감치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것은 그의 나이 열일곱 살 때 아버지의 동료 화가이자 그의 스승이기도 했던 아고스티노 타시에게 강간을 당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 사건으로 그는 길고 고통스러운 재판을 치러야 했고, 이 과정에서 느꼈던 오명과 치욕감은 이후 그의 작업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젠틸레스키가 특히 즐겨 그린 주제는 아시리아의 장군 홀로페르네스와 적진의 막사에서 동침한 후 그의 목을 베어 이스라엘을 구한 유대인 여성 유디트의 이야기였다. 그의 유디트는 남성의 성적 욕망의 대상이 아니라 냉철하고 결단력 있는 용맹한 여인이며, 근육질의 에너지가 넘치는 여전사로 이전의 서양 미술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강력한 여성상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젠틸레스키는 당시 여성 화가가 그리기에는 불가능하다고 인식되었던 종교화와 역사화를 그린 최초의 여성 화가이기도 했다.

선구적인 여성 예술가의 삶을 다룬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입장하자마자 ‘아르테미시아의 학대’ 타임라인과 함께 성폭력이 발생한 장소와 재판 재판부를 설명하는 지도를 벽에 장식한 모습을 보게 된다. 전시장에서는 젠틸레스키의 많은 초상화들을 전시하는데, 학대자인 타시를 비롯한 그녀의 남자 동시대 사람들의 초상화들과 함께 설치됐다.

전시회에서 가장 끔찍한 부분은 비평가들이 ‘강간실’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중간에 피투성이의 침대가 놓여있는 어두운 방이다. 이 공간에서는 재판에서 젠틸레스키의 반론이 여배우들의 목소리로 낭송되며, 예술가의 강간이 세세하게 재현된다.

여러 방문객들이 이번 전시가 준 충격을 공유하고 있다. 이에 미술사 학생들뿐만 아니라 몇몇 활동가들 들은 두칼레 궁전과 이번 전시 기획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싸우고 있다. 지금까지 4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한 이 공개서한을 회람하면서 ‘강간방’을 폐쇄하고 모욕적인 상품 판매를 철회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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