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금리 인하 서두를 필요 없다"... 금리 인하 시기 늦추나

류정 기자 2024. 3. 3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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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7일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물가에 대한 확신이 더 필요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29일(현지시각) 발표된 물가 지표에 대해 “우리의 기대치에 상당히 부합한다”면서도 “금리 인하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지난 20일 연준이 3월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올해 금리를 3차례 인하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다른 태도여서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고 횟수도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 대담에서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PCE 가격지수는 미국 거주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지불하는 가격을 측정하는 지표다. 이날 상무부는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가 작년 2월 대비 2.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월 상승률(2.9%)보다 0.1% 포인트 낮은 것이지만, 파월 의장은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를 시작하겠다는 결정은 정말 중요한 결정”이라면서 “특정 월의 물가 지표에 ‘과민반응(overreact)’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경제는 강하고 현재 노동 시장도 강하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2%로 지속 가능하게 낮아지는지 더 확신을 가질 때까지 더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20일 열린 3월 FOMC에서 정책금리를 5.25~5.50%로 다섯 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올해 세 차례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때문에 시장은 연준이 몇 개월 더 물가 지표를 확인한 뒤 6월에 금리 인하를 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매파적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27일(현지시각) “금리 인하에 서두르지 않는다(no rush)”는 말을 네차례 언급하면서 “경제성장과 노동시장은 지속 강세를 보이는데, 인플레이션 둔화는 늦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경제지표를 고려하면 인하 시기를 늦추거나 횟수를 줄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는 올해 금리를 단 한차례만 내리고 시기도 기존 전망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볼티모어항 교량사고로 인한 물류 차질이 물류비 인상으로 이어져 금리 인하가 미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 경제연구소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볼티모어항 교량 붕괴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6월에서 9월로 미뤄질 수 있다는 보고서를 29일 냈다. 애너 웡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화물비용 증가에 따라 올해 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25%포인트 더 오르고 근원 CPI는 3%대에 머물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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