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증시 전망] 코스피 2800 조준···5일 '삼성 반도체 실적' 최대 변수

윤경환 기자 2024. 3. 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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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 다음주 코스피 2690~2810 예상
2022년 1월 이후 2800 넘은 적 없어
1분기 삼성전자 실적 반등 여부가 관건
韓美 경제지표, 막판 총선 공약도 변수
경기 불확실해 AI로 상승 지속은 힘들듯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표시된 코스피 종가. 연합뉴스
[서울경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과 삼성전자(005930)의 1분기 잠정 실적 공개를 빌미로 다음주 코스피지수가 2년 만에 28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이미 2700대 중반에서 횡보하는 상황에서 1분기 상장회사 실적 기대뿐 아니라 국내 총선 경제 정책 공약, 외국인 매매 흐름, 미국 반도체 보조금 발표 여부, 미국 물가 동향 등이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코스피는 22일 2748.56보다 1.93포인트(0.07%) 하락한 2746.63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903.98에서 1.52포인트(0.17%) 오른 905.50에 마쳤다. 25~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조 5327억 원, 1953억 원어치를 팔아치운 가운데 외국인이 1조 7284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지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3470억 원, 506억 원어치를 사들인 가운데 개인만 170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번주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 직후부터 급격히 늘어난 외국인 매수세가 지수 방어의 든든한 우군이 됐다. 특히 AI와 반도체 관련주에 매기가 몰리면서 삼성전자가 202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8만 원대 주가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000660)도 연일 52주 신고가를 다시 쓰면서 사상 처음으로 18만 원 고지를 점령했다. 반도체주뿐 아니라 HD현대일렉트릭(267260), 효성중공업(298040) 등 전력기기주들도 AI 사용 확산에 따른 전기 사용량 증가 기대를 업고 강세를 보였다. 다만 코스피 자체는 21일 2600대에서 단숨에 2750선을 뚫었다는 부담 탓에 이번주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 결과에 따라 코스피가 2800대 회복을 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밀렸다는 이유로 AI 관련주에서 소외됐다가 19일 HBM3E(5세대 HBM)에 대한 기술 검증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었다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한 마디에 크게 반등하기 시작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사장도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도체 사업이 이미 올해 1월부터 흑자 기조에 돌아섰다”고 밝히며 시장의 기대를 키웠다. 코스피가 2800선 위에 선 것은 2022년 1월 21일 2834.29포인트가 마지막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2800대를 회복하더라도 추세적인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제 자체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태라 AI 등 일부 업종과 몇몇 기업의 실적 개선만으로는 완전한 2800대 안착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국내 증시에 영향을 끼칠 변수로는 다음달 1일 한국의 수출 지표, 5일 미국의 고용지표,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발표 가능성 등을 꼽았다. 아울러 10일 한국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막바지에 쏟아낼 각종 경제 정책 공약도 시장을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NH투자증권은 이에 따라 다음주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2690~2810포인트로 제시했다. 현 주가에서 일부 상승과 하락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 셈이다. 상승 요인으로는 AI 산업 성장 기대, 한국 상장사의 1분기 실적 시즌 기대, 미국 반도체 보조금 발표를 들었고 하락 요인으로는 주가 거품 논란, 미국의 물가 불안을 꼽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관심이 물가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실적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반도체의 반등을 필두로 몇 주 동안은 실적 기대가 증시의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주 추천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자동차, 금융, 지주사, 헬스케어, 로봇 등이 거론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세금을 납부하는 4월에 시중 유동성이 약화될 수 있는 데다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국과 미국, 중국의 경제 지표와 삼성전자 실적에 따라 코스피가 2800선 돌파를 시도할 수는 있지만 단기 정점을 기록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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