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8세 소녀 납치·살해범, 시민들이 길거리서 집단폭행해 사망 “분노 폭발”
멕시코 게레로주 탁스코에서 성난 시민들이 8세 소녀 납치·살해 용의자를 끌어내 집단폭행해 해당 용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시민들은 “이것은 우리 정부가 무능한 결과”라며 “이런 (납치·살해) 사건이 처음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무언가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29일(현지시간)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 등 현지 일간지에 따르면 멕시코시티에서 남쪽으로 150㎞ 떨어진 게레로주 탁스코에서는 지난 27일 8세 소녀가 실종됐다가 이튿날 새벽 외곽 고속도로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남녀 2명이 시신으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차량에 싣는 장면을 담은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을 토대로 수사에 나서 범행을 저지른 이들 중 1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이어 그의 주거지에서 체포한 뒤 구치소로 이동하던 중 성난 주민들에게 가로막혔다.
시민들은 경찰 차량에서 해당 용의자를 길바닥으로 끌고 내려온 뒤 옷가지를 벗기고 짓밟는 등 폭행을 했다. 해당 용의자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현지 매체들은 최근 이 지역에서 이어진 폭력 사태로 주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탁스코는 스페인 식민 시대 때부터 고품질의 은 채굴 도시로 유명했다. 지난해부터는 지역 갱단원에 의한 각종 강력 사건이 증가했다.
기독교계에서 성탄절과 더불어 큰 의미를 두고 지키는 부활절 주간에 터진 이번 사건에 멕시코 전역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십자가의 길 행렬에 참가한 많은 이는 소녀의 죽음을 추모하는 의미로 작은 흰색 애도 리본을 달았다.
현지 매체는 정당한 사법절차 없이 주민들이 경찰관 보는 앞에서 사적인 제재를 가한 것을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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