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와그라노" 한마디에…애꿎은 동창 살해한 50대 2심도 중형

술 취해 말다툼하다 자해행위…옆에서 나무라던 동창 흉기 살해
피고인·검찰 양형부당 항소 기각…1심 징역 18년 선고 유지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술에 취해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나무라는 동창생을 흉기로 살해한 5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민달기 고법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59)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6월27일 술에 취해 경남 김해의 한 식당에 들어가 다짜고짜 욕설을 하다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지인 B씨와 초등학교 동창인 C씨 등이 함께 술을 마시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는 오랜만에 만난 C씨와 반갑게 악수로 인사한 뒤 이들의 옆 테이블에 앉아 또다시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

이에 B씨가 A씨에게 “욕 좀 그만해라”고 지적하자 서로 말다툼이 발생했다. 분노한 A씨는 윗통을 벗어던지고 식당 부엌으로 들어가 흉기를 들고 나왔다.

A씨가 흉기를 가지러 간 사이 B씨는 자리를 떠났다. 화가 풀리지 않았던 그는 C씨 혼자 남아있던 테이블 앞에서 흉기로 자해행위를 했고 이를 본 C씨는 “니 와그라노”라며 나무랐다.

이에 A씨는 분노의 대상을 C씨로 바꿨다. C씨에게 욕설을 하며 다가가 흉기를 휘둘렀다.

C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과다출혈로 숨졌다.

1심 재판부는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이전에도 술을 마신 상태로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여러차례 있는 점,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정황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대해 A씨는 형이 무겁다며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이 타당하다 보고 A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jz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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