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황사에 간질간질·재채기…마스크 쓰고 보습 철저히

하지수 2024. 3. 30. 00: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헬스PICK] 봄철 불청객 알레르기 질환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이 풀리면서 야외 활동을 즐기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이 시기가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이들이다. 봄철에는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꽃가루·미세먼지 등이 날리며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증가한다.

알레르기 질환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무해한 외부 물질에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과민 반응을 보여 발생한다. 알레르기 염증이 피부에 나타나면 아토피 피부염, 기관지에 생기면 천식, 코점막에 나타나면 알레르기 비염이 된다. 흔히 일컫는 ‘알레르기 질환 삼총사’다.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 질환의 대표 주자다. 일 년 내내 증상을 보이는 통년성과 특정 계절에만 나타나는 계절성으로 구분된다. 봄에는 꽃가루로 인한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알레르기 비염을 앓으면 연속적이고 발작적인 재채기를 하는가 하면 물처럼 맑은 콧물을 흘리고 눈이나 코 주변이 가려워 자꾸만 긁게 된다. 증상은 통상 아침과 저녁에 가장 심하고 낮에는 덜한 편이다. 눈 밑에 거무스름한 다크서클이 생겨도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코 혈관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눈 밑 혈류가 정체되고 이로 인해 색소가 피부에 침착되면서 다크서클이 생기기 때문이다.

비염 땐 혈액순환 잘 안 돼 다크서클 유발

대수롭지 않게 여길 문제는 아니다. 어린아이의 경우 비염으로 코막힘이 심해지면 입으로 숨을 쉬어 호흡기 질환에 자주 걸리고, 구강구조나 안면 윤곽 발달에 악영향을 받아 부정교합이 생길 수도 있다. 알레르기 비염이 코의 배출 기능을 방해하는 부비동염(축농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그래픽=김이랑 기자 kim.yirang@joins.com
질환을 예방하고 증상이 심해지는 일을 막으려면 비염 유발, 악화 인자를 확인해 회피하는 게 우선이다. 대기오염물질과 꽃가루는 알레르기 비염의 흔한 원인이다. 황사가 심하거나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에는 외출을 삼가거나 마스크, 보호 안경 등을 착용한다. 감기·독감 같은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 역시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할 수 있으니 손 씻기 생활화로 이를 예방한다. 금연을 하고 간접흡연, 급격한 온도 변화 등도 피하도록 한다.

봄철 또 다른 요주의 알레르기 질환은 아토피피부염이다.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아토피피부염이면 발진, 진물, 태선화(피부가 두꺼워지는 현상) 등을 겪기도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권순효 교수는 “알레르기 물질 외에 건조한 환경, 잦은 비누칠과 보습제를 바르지 않는 습관, 유전적인 요인, 환경호르몬 등도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흔히 아토피는 아이들만 겪는 질환이라고 오해하지만 그렇지 않다.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지난 2018년 92만1070명에서 2022년 97만3686명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아토피피부염으로 치료받은 0~19세 환자 수는 줄어든 반면 20대는 27%, 30대는 47% 정도나 늘어났다.

아토피 피부염, 2030에서도 큰 폭 증가

아토피피부염일 때는 보습을 비롯해 피부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목욕은 매일 미지근한 물에 10분 내외로 하는 게 좋다. 이때 약산성 물비누를 사용하고 때 미는 행동은 삼간다. 보습제는 적어도 하루에 두 번 이상, 목욕 직후에 바르도록 한다. 옷은 몸에 끼지 않는 면이나 마 소재의 헐렁한 제품이 좋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가려움의 악순환을 겪기 쉽다. 손톱으로 가려운 부위를 긁으면 피부 장벽이 손상되고 상처가 나는데 이로 인해 피부 염증이 악화해 다시 가려움이 심해지는 식이다. 따라서 손톱과 발톱을 짧게 깎고 손톱 끝부분은 매끈하고 부드럽게 다듬어준다. 실내 온도는 18~23도, 습도는 40~50%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천식은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고 예민해져 작은 자극에도 기관지를 둘러싼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며 확 좁아지는 병이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며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쌕쌕” 소리가 나기도 한다.

특히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할 때 숨이 차거나 가랑가랑한 숨소리가 나고, 차갑거나 오염된 공기를 들이마실 때 발작적으로 기침이 난다면 천식을 의심할만하다. 매년 봄이나 가을에 기침이 한 달 이상 지속하거나 숨이 차는 기간이 있어도 마찬가지다.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이지원 전문의는 “그간 천식은 소아 또는 60대 이상 고령층에 주로 발생하는 병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20대 유병률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개 외부 알레르기 항원 흡입으로 천식이 발생하는 만큼 평소 기침이 잦거나 가슴 답답함이 느껴진다면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고 했다.

천식은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천식 발작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실내외 온도가 크게 차이 나지 않도록 적정 실내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집에서 쓰는 자극적인 스프레이, 페인트, 아세톤, 향수 등에 의해서도 천식 발작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한다. 천식 환자의 경우 증상 조절이 잘 되면 원하는 운동을 할 수 있다. 다만 달리기와 축구 같은 격렬한 운동보다는 수영처럼 따뜻하고 습한 조건에서 하는 운동이 증상을 적게 발생시킨다. 심한 운동을 할 때 활동 15분 전 증상완화제를 쓰면 증상 악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에 따르면 천식을 겪는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음식물 알레르기 발생 빈도가 높다. 그렇다고 해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진 음식들을 무조건 금할 필요는 없다. 성장기 아이의 발육을 위해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음식을 검사로 찾아내고 이를 피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