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카멜레온’ 야구…25안타 친 다음날, LG는 이렇게 이겼고 마무리도 성장시켰다.

이용균 기자 2024. 3. 29.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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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18-1로 승리한 LG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LG는 28일 잠실 삼성전에서 무려 안타를 25개나 몰아치며 18-1로 대승을 따냈다. 선발 타자 모두가 ‘멀티 히트’를 기록하는 진기한 기록도 남겼다. 안타를 25개나 쏟아내면, 이기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LG가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진짜 강팀인 것은 안타를 못 쳐도 이기는 방법을 찾기 때문이다.

LG는 29일 고척 키움전에서 안타를 1개 덜 치고도(LG 7안타, 키움 8안타) 3점을 뽑아 3-0 승리를 따냈다. LG 선발 디트릭 엔스가 삼진을 무려 11개나 잡아내는 무시무시한 투구를 한 덕분이지만, 야구는 투수 혼자 잘 던진다고 이길 수 있는 경기가 아니다.

이날 키움 선발 후라도 역시 6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좀처럼 연속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고, 전날 대폭발한 LG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LG가 안타 7개로 3점을 뽑아낼 수 있었던 것은 ‘방망이’ 뿐만 아니라 ‘발’이 있기 때문이었다.

박해민이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개막 경기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잠실|배재흥 기자



3회까지 0-0으로 팽팽했던 승부가 갈린 것 역시 4회초 LG의 ‘발야구’였다. LG는 김현수의 볼넷과 오스틴의 안타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오지환은 2구째 번트를 시도하는 등 ‘1점’을 내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번트에 실패한 뒤 오지환은 큰 힘 들이지 않고 공을 콘택트했고, 1,2간으로 공을 굴리면서 주자를 진루시켰다.

1사 2,3루 문보경의 타격도 ‘기본’과는 조금 달랐다. 후라도가 조심스럽게 존을 공략하며 볼카운트 3-0이 됐고, 이 상황에서 기다릴법도 했지만 문보경은 과감하게 배트를 돌렸다. 볼카운트 3-1에서도 배트를 휘둘러 파울.

이 장면은 확실히 달라진 LG를 보여줬다. 1루가 비어 있는 상황 볼카운트 3-0에서도 과감하게 배트를 돌렸다. 염경엽 감독이 강조하던 ‘적극성’이 잘 드러난 장면이었다. 문보경은 결국 풀카운트에 몰렸음에도 좌익수쪽 깊숙한 타구를 날려 희생타점을 올렸다. 빅이닝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선취점을 따냈다. 앞서 오지환의 번트 시도, 문보경은 3-0 카운트 스윙은 LG의 순간순간 변화에 대처하는 ‘카멜레온’ 야구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경기 뒤 염경엽 감독은 문보경 3-0 스윙 장면에 대해 “그게 바로 LG 추구하는 야구 방식”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그 상황에서는 벤치에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히팅 사인이 나가는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보경의 스윙 역시 결과적으로 파울이 됐지만 벤티에서 히팅 사인이 나갔다.

26일 잠실 삼성전에서 홈런을 치고 있는 LG 홍창기. LG 트윈스 제공



LG의 추가점 역시 ‘발’에서 나왔다. 키움이 ‘비장의 카드’로 꺼낸 ‘7회 조상우’를 발로 무너뜨렸다.

조상우는 선두타자 박동원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문성주에게 안타를 맞았고, 신민재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박해민의 우익수 뜬공 때 2루주자 문성주가 3루까지 내달리며 상대를 압박했다. 결국 홍창기 타석 때 나온 폭투 때 LG는 한 점을 더 도망갔다. 안타는 겨우 1개였지만 뜬공 때 3루 주루, 폭투 때 홈 질주까지 ‘발’로 만든 점수였다.

LG가 9회 뽑은 추가점도 ‘발’로 만든 점수였다. 2사 뒤 박해민이 볼넷을 골랐고, 홍창기 타석 때 도루에 성공한 뒤 이어진 중전 안타 때 홈에 들어왔다. 염 감독의 구상이었던 1번 박해민-2번 홍창기 타순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LG는 키움에 3-0으로 이겼다. 다소 불안해 보였던 셋업맨-마무리도 승리 경험과 함께 안정을 찾는 기회를 얻었다. 불펜을 키우는 건, 어떻게든 득점을 만들어내는 타선의 힘이다. 마무리 유영찬은 9회초 추가점으로 3점의 리드를 안고 등판했고, 선두타자 김휘집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실점없이 승리를 지켜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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