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통역 행방불명?... 외신 "서울시리즈 이후 따로 행동 묘연, 美 LA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다"

김우종 기자 2024. 3. 2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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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오타니 쇼헤이가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 경기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40)의 행방에 관해 일본과 미국 모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의 종적은 여전히 묘연하다. 서울시리즈 이후 미즈하라 잇페이의 모습을 본 사람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는 외신 보도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와 코코 카라 등은 29일 "미즈하라 잇페이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도박 스캔들 이후 미즈하라는 공공장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지역지 LA 타임스는 "오타니 쇼헤이의 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공개적으로 목격되지 않고 있다. 또 LA 타임스의 인터뷰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그가 변호사를 선임했는지 여부에 관해서도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다저스 구단의 한 임원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2024 서울시리즈를 마친 뒤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가는 전세기에 미즈하라 잇페이는 탑승하지 않았다. 미즈하라 잇페이는 따로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지금 미즈하라 잇페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매체는 "그의 (미국 내) 거주지는 분명하지 않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동부 지역) 다이아몬드 바에 위치한 부모의 집과 연결돼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 한 주민은 미즈하라 잇페이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시즌 동안 미즈파라 잇페이는 도쿄에 머무른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오타니 통역의 도박 스캔들과 별개로 이미 메이저리그는 본토 개막전과 함께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오타니도 출전해 좋은 활약을 펼쳤다. 오타니는 29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 경기에 2번 지명타자 선발 출장,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했다. 다저스는 7-1로 승리했다.

오타니에게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다저스타디움에서 뛰는 정규 시즌 경기였다. 오타니가 첫 타석에 들어서자 다저스타디움에 운집한 많은 팬들은 일제히 기립하며 박수를 보낸 뒤 스마트폰으로 오타니의 모습을 담았다. 오타니는 1회부터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친 뒤 3회에는 프레디 프리먼의 홈런 때 득점을 기록했다. 이어 5회에는 우전 안타를 치며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앞서 서울시리즈에서 10타수 3안타 2타점을 마크한 오타니의 시즌 타율은 0.385(13타수 5안타)가 됐다.

이날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MLB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국세청에서 현재 사안을 조사 중이다. 우리는 사법 당국과 같은 조사 권한이 없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자체적인 조사를 통해 사실 관계를 찾아낼 것이라 확신한다. 다만 언제 상황이 끝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타니 쇼헤이가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 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그의 아내인 다나카 마미코(왼쪽)가 경기장에서 응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가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에 입장하면서 동료들 가족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오타니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도박 스캔들에 휩싸인 건 서울시리즈가 한창이던 지난 21일이었다. 미국 수사 당국은 불법 스포츠 도박 업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계좌에 오타니의 이름으로 거액이 입금된 사실을 포착했다. 그런데 오타니의 변호인 측에 따르면 이 돈은 오타니가 직접 송금한 게 아닌, 미즈하라가 도박 빚을 갚기 위해 훔쳤다고 한다.

LA 타임스와 ESPN 등 미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매년 30~50만 달러(한화 약 4억원~6억 7000만원) 정도에 달하는 금액을 불법 스포츠 도박에 사용했다. 그런데 이 돈이 오타니의 주머니에서 나왔으며, 미즈하라의 도박 빚은 약 450만 달러(한화 약 6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충격적인 전말이 공개되자 오타니와 LA 다저스 구단 측은 즉각적으로 서울시리즈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미즈하라를 해고했다.

이후 미즈하라를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다만 오타니를 향한 의혹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오타니의 통장에서 돈이 불법 스포츠 도박 업자에게 전달된 상황. 이에 오타니 역시 방조 등의 책임이 있다는 뜻이다. 만약 오타니가 불법 도박 빚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면, 오타니 역시 처벌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오타니와 미즈하라 잇페이는 경기장 안팎에서 늘 함께하며 남다른 우정을 과시했다. 오타니의 성공 뒤에는 미즈하라 잇페이의 헌신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둘의 관계는 특별했다.

미즈하라 잇페이(왼쪽)와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식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의 아내 다나카 마미코(오른쪽)와 미즈하라 잇페이의 아내(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고척돔에서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미즈하라 잇페이. /사진=뉴스1
그렇지만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ESPN은 "오타니의 대변인은 20일 '오타니가 미즈하라 잇페이의 도박 빚을 갚아주기 위해 자금을 송금했다'고 말했다. 이후 미즈하라 잇페이는 ESPN과 전날 90분 동안 인터뷰에 임했다. 이 과정에서 미즈하라 잇페이는 자신의 계좌에 관해 아주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ESPN이 21일 이 내용에 관해 발표를 준비하고 있을 때, 오타니의 대변인은 미즈하라 잇페이의 계좌를 부인한 뒤 변호인단이 성명을 밝힐 거라 알렸다"고 설명했다. 오타니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웨스트 할리우드의 버크 브레틀러는 성명을 통해 "최근 언론의 질문 및 연방 정부의 조사 과정에서 오타니가 절도 피해를 당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 문제를 사법당국으로 넘겼다"고 밝혔다. ESPN은 "이후 오타니의 대변인은 더 이상의 질문에 대답하기를 거부했다. 현재 연방 수사관들은 매튜 보이어의 계좌를 조사 중이다. ESPN의 소식통과 은행 자료 등에 따르면 오타니의 계좌에서 보이어 측으로 돈이 입금된 게 확인됐다. 다만 미즈하라 잇페이는 오타니가 도박을 한 것은 아니며, 송금한 돈으로 미즈하라 잇페이의 손실을 충당했다"고 보도했다.

보다 상세한 전말도 공개됐다. ESPN에 따르면 지난해 미즈하라 잇페이는 오타니를 향해 도박 빚을 갚아달라는 요구를 했다. 그런데 이 빚이 450만 달러까지 불어나고 말았다. 미즈하라 잇페이는 ESPN과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제 말을 들은 뒤 분명 기뻐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저를 도와주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오타니는 저를 위해 돈을 갚아주기로 했다. 저는 모든 사람들이 오타니가 도박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기를 바란다. 또 저 역시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번에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많은 걸 배웠다. 저는 스포츠 도박을 다시 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약속했다.

오타니 쇼헤이(오른쪽)와 미즈하라 잇페이. /AFPBBNews=뉴스1
데이브 로버츠 감독. /사진=뉴스1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공식 개막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2차전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타니와 미즈하라 잇페이의 인연은 오타니가 2018년 LA 에인절스에 입단하면서 시작됐다. ESPN은 "오타니가 더그아웃과 라커룸, 선수 라운지, 여행, 미디어와 함께할 때마다 오타니를 위해 통역을 했다. 미즈하라 잇페이의 인지도는 매우 높았다. 그는 감독, 코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에 있어서 오타니의 통역을 담당했다. 또 경기 중에는 보고서를 작성해 올리기도 했다. 둘은 좀처럼 따로 떨어져 있지 않았다. 미즈하라 잇페이는 오타니를 위해 심부름을 했다. 물병도 들고 다녔다. 둘은 항상 함께했기에, 우정을 뛰어넘어 '형제애'라는 말을 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미즈하라의 연봉은 얼마였을까. 이에 대해 ESPN은 "그의 연봉은 30만 달러(4억원)에서 50만 달러(6억 6000만원) 사이라고 했다. 그는 해외 축구와 NBA, NFL, 대학 미식축구 등에 돈을 걸었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야구 이외의 스포츠에 베팅할 수 있지만,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는 베팅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는 연방 당국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사실에 관해 연락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공식 개막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2차전 경기를 위해 그라운드로 나와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공식 개막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2차전 경기.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그라운드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일본 홋카이도에서 태어난 미즈하라 잇페이는 7살 때인 1991년 부모와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민을 갔다. 줄곧 그곳에서 성장한 미즈하라는 캘리포니아대학을 졸업한 뒤 2007년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의 통역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그가 담당했던 선수는 일본인 투수 오카지마 히데키(50)였다. 보스턴 구단에서 일하면서 성실함과 실력을 인정받은 미즈하라 잇페이는 2013년 일본프로야구(NPB) 닛폰햄 파이터스의 외국인 선수 통역으로 스카우트됐다. 그리고 5년 뒤인 2018년 닛폰햄 소속이었던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미즈하라 잇페이 역시 통역으로 동행했다. 이 매체는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미국에 도착한 후로 미즈하라 잇페이는 경기장 안팎에서 오타니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ESPN은 "캘리포니아 중부 지역 검찰청 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지난해 10월 검찰은 보이어를 압수 수색하면서 그의 현금과 카지노 칩, 은행 서류, 계산기, 컴퓨터, 휴대용 저장 장치, 휴대 전화, 고가의 시계 및 핸드백 등을 압수했다. 미즈하라 잇페이는 지난 2021년 샌디에이고 포커 게임에서 보이어를 만났으며, 베팅을 하다가 2022년 말까지 손실이 100만 달러 이상까지 증가했다고 한다"고 적었다. ESPN은 "오타니가 빚을 갚아준다고 한 뒤에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컴퓨터에 접속, 그가 보는 앞에서 지난해 분할 송금을 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오타니가 왜 미즈하라 잇페이에게 현금을 주지 않고, 인터넷 뱅킹을 통해 송금했던 것일까. 이에 대해 미즈하라 잇페이는 "오타니는 또 제가 도박을 하면서 돈을 날리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미즈하라는 오타니에게 갚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타니 변호인은 '오타니가 대규모 절도의 피해자'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미즈하라 잇페이 역시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과 관련한 활동과 빚, 이를 갚기 위한 노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을 바꿨다. 만약 오타니가 직접 불법 도박과 관련해 송금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말을 바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메이저리그 규정에 따르면 선수들의 도박은 대단히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자신과 관련된 경기에 베팅하는 선수나 심판, 코칭스태프 등은 영구제명을 당한다. 또 자신과 관련 없는 야구 경기에 돈을 걸거나 불법 도박 운영 등의 행위를 할 경우, 최소 1년 자격 정지의 징계를 받는다.

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오타니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개최한 뒤 "미즈하라 잇페이는 내 계좌에서 돈을 훔치면서 거짓말을 해왔다. 저는 야구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종목의 스포츠 경기에도 베팅을 한 적이 없다. 대신 해달라 부탁한 적도 없다. 도박업자와 접촉한 적도, 빚을 갚는 것에 동의한 적도 없다"면서 결백을 주장했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가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 경기에서 승리한 뒤 새로운 통역인 윌 아이레턴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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