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도 소똥으로 만든 고체연료 쓴다

김정수 기자 2024. 3. 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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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는 소똥을 땔감으로 사용하는 곳들이 더러 있다.

이런 상황에 최근 전북특별자치도가 소똥에 톱밥, 왕겨 등 농업부산물을 혼합하면 발열량 기준에 맞춰 안정적으로 고체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자체 연구결과를 내놓은 것이 돌파구가 됐다.

이번에 승인된 규제 특례는 전북특별자치도 내 4개 시군(정읍, 김제, 완주, 부안)에 한해 소똥에 톱밥, 왕겨 등 보조원료를 혼합해 고체연료를 생산하는 것을 한시적으로 허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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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소똥 잘 타 인도 등서 땔감 사용
정부, 전북도 4개 시군 시범사업 허용
소똥을 땔감으로 쓰기 위해 얇게 펴서 말리고 있는 인도 여성. 위키미디어 코먼스

세계에는 소똥을 땔감으로 사용하는 곳들이 더러 있다. 소똥에는 소화가 안 된 섬유질이 많이 들어 있어 적당한 크기로 빚어 바싹 말려 불을 붙이면 잘 탄다. 기록을 보면 소똥은 다른 연료를 구하기 쉽지 않은 인도와 아프리카, 아시아의 여러 지역에서 음식을 익히고 몸을 데우는 소중한 연료로 널리 활용됐다. 산이 가까워 땔감을 구하기 쉬운 한국 농촌에서 소똥은 작물을 키우는 거름으로 주로 사용되다 지금은 수질 오염을 일으키는 골칫덩이 취급을 받고 있다. 소똥으로 만든 퇴비에 함유된 질소, 인 등이 하천으로 흘러들면 녹조를 번성시키는 영양물질이 되기 때문이다.

수질 오염을 완화하고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 배출까지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국내에서도 소똥의 연료화가 추진된다. 환경부는 29일 “우분(소똥)의 처리방법 다변화를 위해 우분으로 고체연료를 생산해 판매하는 내용의 규제 특례가 이날 오후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2024년 제1차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승인됐다”고 밝혔다.

소똥은 돼지똥과 달리 고형물 함량이 높아 현재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에서 사용하는 정화 처리나 바이오가스화 처리 방법으로는 처리가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 퇴비로 만들어진다. 연료화가 대안으로 검토됐지만, 고체연료 발열량 기준을 준수하기 어려워 실제 추진 단계로 나아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 최근 전북특별자치도가 소똥에 톱밥, 왕겨 등 농업부산물을 혼합하면 발열량 기준에 맞춰 안정적으로 고체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자체 연구결과를 내놓은 것이 돌파구가 됐다. 농업부산물 혼합 방식의 소똥 연료화를 하려면 이 방식의 연료화를 불가능하게 한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폐기물관리법’ 상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이번에 승인된 규제 특례는 전북특별자치도 내 4개 시군(정읍, 김제, 완주, 부안)에 한해 소똥에 톱밥, 왕겨 등 보조원료를 혼합해 고체연료를 생산하는 것을 한시적으로 허용한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북특별자치도는 정읍시청, 부안군청, 전주김제완주축협 김제자원순환센터, 완주자원순환센터 등과 함께 해당 시군에 소똥 고체연료 생산설비를 구축해 다음 달부터 실증에 들어간다. 이들은 농가에서 소똥을 수거해 발효 건조한 뒤, 보조원료와 혼합해 길이 4㎝ 이하의 원통형 펠릿으로 만들어 열병합발전소에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김종률 환경부 물환경정책관은 “이번 우분 고체연료화 사업은 국가 ‘새만금유역 제3단계 수질개선대책’에 포함된 사업으로 전국 최초로 시범 추진한다는 의미가 크다”며 “실증사업을 통해 우분의 새로운 처리방법의 가능성을 검증하고, 나아가서는 화석연료를 대체해 온실가스 배출 감소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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