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표팀 감독, '월드컵 4강 경험' 이 사람은 어떻습니까?

배웅기 2024. 3. 29. 1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이제 '명확한 프로세스'에 입각한 정식 감독 선임이 필요한 때다.

이만큼 한국 축구가 위기였던 적이 없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와 명승부를 펼치고 포르투갈을 잡아내던 팀이 1년여 만에 말레이시아, 태국에게 고전하는 팀으로 전락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장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해서도 온갖 논란이 터져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기간 동안 선수단 내 불화설까지 제기됐다.

결국 지난 2월 클린스만이 경질되고 황선홍 올림픽(U-23) 대표팀 감독이 소방수로 나섰다. 일각에서는 "황 감독의 정식 사령탑 선임을 위한 큰 그림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는 여론이 있었다. 다행히 태국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이 무사히 끝나고, 황 감독이 직접 부임 가능성을 일축하며 포커스는 다시금 KFA의 새로운 감독 인선 작업에 맞춰졌다.


최근 정해성 KFA 전력강화위원장이 "선입견과 외압 없이 투명한 프로세스로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대략 10여 명의 후보군이 최종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고, 아직 구체적인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문제는 다음 A매치 기간까지 2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욱 신속 명확한 절차 진행이 요구되는 이유다.

다만 시간이 얼마 없다는 이유로 이전과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6월 A매치에 한 번 더 임시 감독을 투입하는 한이 있어도 대표팀 철학에 들어맞는 사령탑을 선임해야 한다. 불행 중 다행으로 KFA의 희망 요건을 충족하는 감독 매물이 머지않아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바로 왈리드 레그라기 모로코 감독이다.

그는 2022 월드컵에서 조국 모로코의 준결승행을 견인해 '아프리카 대륙 역사상 최초 월드컵 4강'이라는 기록을 써낸 장본인이다. 모로코를 이끌기 전에는 자국 리그 명문팀 위다드 카사블랑카 AC를 맡아 2021/22시즌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챔피언스리그 및 보톨라(모로코 1부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도자 경력은 아프리카에 치우쳐져 있지만 현역 시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프랑스 리그 앙에서 뛰며 숱한 경험을 쌓은 바 있다.

레그라기는 탄탄한 수비 전술을 토대로 '선수비 후역습'을 구사한다. 월드컵에서 벨기에, 스페인, 포르투갈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이유다. 반면 한국 대표팀은 아시안컵 전 경기 실점으로 수비 안정화라는 최우선 과제를 떠안았다. 레그라기가 충분히 대표팀에 제공할 수 있는 요소다.

클린스만에게는 볼 수 없던 '선수 관리 능력'까지 갖췄다. 모로코 미드필더 일리아스 셰이르가 영국 매체 '골닷컴'을 통해 "레그라기는 인간으로서도 최고의 감독이다. 선수들은 문제가 있을 때마다 그를 찾는다. 그 순간 레그라기는 단순한 감독이 아닌 아버지이자 형이다"라며 '레그라기 리더십'을 치켜세웠을 정도다.


카타르 월드컵 당시 수령한 연봉도 55만 유로(약 8억 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경질으로 약 70억 원의 위약금을 부담해야 하는 KFA 입장에서도 매력적이다.

아직 레그라기가 모로코 지휘봉을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20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탈락과 A매치 부진을 이유로 감독직에서 내려오는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모로코 매체 '코라 모로코' 역시 28일(현지시간) "모로코는 파리 올림픽 이후 에르베 르나르를 A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할 계획"이라 밝혔다.

즉, 모로코가 현재 한국 대표팀 감독 후보 중 한 명인 르나르와 협상을 진행 중인 만큼 레그라기 역시 KFA에서 흥미로운 제안을 건넨다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경질 예정인 감독을 모셔온다는 게 달갑지 않을 수 있어도 이는 결코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어차피 클롭이나 무리뉴는 오지 않는다. 명확한 프로세스를 '어떻게' 거쳐 '어떤' 감독을 데려오는지가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 레그라기는 모두가 원하는 정답은 아닐지라도 분명 새로운 해답을 제시해 줄 수 있는 후보 중 하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취재문의 sportal@sportalkorea.co.kr | Copyright ⓒ 스포탈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탈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