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이미 바이오 혁신 역량 보유… 특별자치도 출범, 특례·특구 활용 획기적 경제발전 이끌 것"

김정엽 기자 2024. 3. 2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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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인터뷰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특별자치도 출범 원년을 맞아 “전북 도약의 중대한 기로에 있다고 보고, 앞으로 전북특별자치도의 성공적 정착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며 “올해엔 전북형 바이오산업이 미래 먹을거리 전략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전북의 강점을 살려 특화단지를 유치하겠다”고 말했다./전북특별자치도 제공

올해는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원년이다. 1896년부터 128년 동안 ‘전라북도’라는 이름을 쓰다 지난 1월 18일부터 ‘전북특별자치도’로 새 출발 했다. 지난해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선정, 새만금 국제투자진흥지구 지정, 기업유치 10조원 달성 등 성과를 거둔 전북특별자치도는 올해 바이오산업 육성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27일 “전북은 이미 바이오 혁신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으로 특례를 통한 규제 개선과 기업 지원을 할 수 있다”며 “자율적인 정책 결정과 정부 권한 이양으로 ‘바이오산업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도 전북만이 가진 장점”이라고 했다.

-바이오산업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

“AI 등 첨단기술이 발전하면서 바이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정부도 바이오산업을 국가 첨단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가 눈여겨보는 분야는 ‘레드바이오’, 특히 ‘오가노이드’다. 이 분야는 데이터베이스와 연구 역량이 성패를 좌우한다. 전북에는 27개의 바이오 연구기관이 있다. 이곳에 56만 종의 바이오소재 DB가 축적돼 있다. 국내 최대 규모다. 지역별로 특화된 바이오 혁신역량도 보유하고 있다. 정읍에는 안전성평가연구소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가 있고, 익산에는 동물용 의약품 효능·안전성 평가센터를 필두로 동물용 의약품 클러스터가 조성 중이다. 이들을 잇는 바이오 삼각 벨트를 구축해 첨단 바이오 특화단지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바이오 관련 기업 유치 상황은.

“국내 바이오 분야의 선도기업인 넥스트앤바이오와 오가노이드사이언스, JBK랩, 인핸스드바이오 등과 협약을 맺었다. 투자 규모만 4000억원에 이른다. 이미 도내에 꽤 많은 바이오기업이 집적돼 있다. LG화학(생명과학본부), 한국썸 등 협력기업을 포함한 전후방 기업 83개사가 입주해 있다. 기업들의 의욕도 대단하다. 지난달 바이오 특화단지 공모에 281개 기업이 함께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했다.

“2022년 기준 전북의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가 3200만원 수준이다. 전국 평균인 4200만원에 못 미친다. 산업화에서 낙후를 거듭해 온 전북이 맞닥뜨린 현실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만년 꼴찌를 면하기 어렵다는 절박함,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간절함이 전북특별자치도라는 새로운 발전 전략으로 표출됐다. 낙후와 도약의 중대한 기로에 있다고 보고, 앞으로 전북특별자치도의 성공적 정착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열린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 염원 500만 전북인 결의대회’.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달라진 것은.

“고도의 자치권한과 함께 새로운 산업과 정책, 특히 전북이 잘할 수 있는 일들에 도전해 볼 기회를 부여받았다. 농생명바이오나 이차전지처럼 전북이 상대적 강점을 지닌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권한을 일부 이양받아 정책을 시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특례들이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한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 전부개정법률에 담겼다.”

-특례 내용은 무엇인가.

“특별법에 담긴 특례가 333개에 이른다. 전북의 특례가 다른 특별자치시도와 구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산업 육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농생명산업지구에 관한 특례가 있다. 이 특례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 장관의 권한인 ‘농업진흥지역 해제’나 ‘농지전용허가 협의 권한’을 도지사에게 이양할 수 있게 돼 있다. 도지사가 농지 활용의 범위와 폭을 결정함으로써 관련 산업을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문화산업진흥지구, 고령친화산업단지, 친환경산악관광진흥지구를 비롯해 14개의 특구·지구·단지 등을 지정해서 관련 산업을 양성할 수 있게 됐다.”

-평소 기업 유치를 강조하고 있다.

“민선8기가 시작되고 1년 8개월 동안 104개 기업과 11조 7000억원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작년 한 해에만 10조원이 넘는 기업 유치 성과를 창출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투자 기업 대부분이 이차전지 기업이라는 점이다. LG화학과 LSMnM, LS-L&F배터리솔루션, GEM코리아 등 이차전지 관련 15개 기업으로부터 8조 6000억원의 투자협약을 이끌어냈다. 이러한 추세라면 앞으로 10년 후엔 ‘이차전지’하면 ‘새만금’이 자연스럽게 연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취임 당시 계열사 포함 대기업 5개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임기 내 달성을 약속드렸는데 앞당겨 이뤄냈다. 두산(693억원), 삼성(3000억원), LG화학(1.2조원), LSMnM(1.1조원), LS-L&F배터리솔루션(1조원)이 전북에 투자했다. 새만금투자진흥지구와 이차전지특화단지 지정으로 기업들에 세제 혜택이나 기반시설 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게 유치에 가장 큰 요인이 됐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새만금 산업단지 수요도 폭증하고 있어 내년 착공 예정이던 3공구와 7공구는 조성 일정을 1년 이상 앞당겨 지난 연말에 착공했다. 올해 안에 매립을 완료해 기업에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전북테크비즈센터에서 열린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추진단 출범식.

-중요한 국가공모사업마다 직접 발표를 하고 있는데.

“‘도전’이 삶의 모토다. 직원들에게도 늘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도전해보자’라고 말한다. 도지사인 내가 나서서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커진다면 앞장서는 게 당연하다. 지금까지는 성적이 좋았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유치 등 5개의 공모사업에 발표자로 직접 나서서 4번 성공했다. 많은 분들이 저를 고시 3관왕으로 알고 계신다. 하지만 이런 경력 뒤에는 10년이라는 시간과 6번의 실패와 재도전이 있었다. 이처럼 도전을 이어가면 언젠가 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 실패하더라도 최소한 ‘경험’이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직원들에게 작은 일이라도 자꾸 성공 사례를 만들자고 독려한다. 작은 성공이라도 자꾸 반복되면 노하우가 쌓이고 자신감이 붙는다.”

-세계 한인비즈니스 대회를 유치했는데, 어떤 대회인가.

“국제 한인경제협력행사인 한상대회가 세계 한인비즈니스 대회로 명칭을 바꿨다. 우리 민족 최대의 비즈니스 무대로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과 국내외 경제인을 연결하는 글로벌 허브 역할을 하는 행사다.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행사인데 지금까지 전북에서 개최한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적극적으로 도전했다. 기업 유치를 위해서 일주일에 평균 두세 번은 서울을 오간다. 그런데 이번 대회를 개최하면 국내외 경제인 3000여명이 한꺼번에 전북에 와서 지역 기업인들과 만날 수 있다. 전북의 경제영토를 해외로 넓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이차전지와 바이오산업, 방위산업 등 전북의 미래산업을 적극적으로 알릴 생각이다.”

-대회 준비 상황은.

“전주시와 함께 대회 사무국을 꾸렸다. 전북대를 주행사장으로 정하고 비즈니스 활성화 프로그램, 스타트업 경진대회, 국제금융 콘퍼런스 등을 기획하고 있다. 행사 성공을 위해서는 주관기관인 재외동포청과의 협력이 필수다. 긴밀히 소통하면서 도내 우수기업과 해외 바이어와의 매칭 등을 준비하고 있다. 유치전을 펼칠 때 각국의 운영위원들에게 ‘전북에 오면 K-컬쳐의 매력과 광활한 새만금의 가능성을 보여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전북 문화의 정수를 담은 공연과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전북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나.

“빠르게 달리는 일등을 따라잡으려면 전력질주가 필요하다. 인구와 경제, 산업 규모에서 만년 하위권인 전북이 치고 올라가려면 그야말로 사력을 다해야 한다. 내가 태어나고 사랑하고, 자랑할 만한 전북을 위해서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렇지만 성과에 연연하며 조급해하거나 서두르진 않을 것이다. 씨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척박한 환경을 바꾸고 좋은 씨앗을 골라 준비하겠다. 이차전지와 바이오, 농생명식품, 방위산업 등이 그런 씨앗들이다. 파종된 씨앗들이 싹을 틔워서 일자리가 생기고, 도민들의 살림살이가 조금 더 나아지는 게 내가 바라는 미래상이다. 전북의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아이를 낳고 정착하며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 숲을 꿈꾸며 나무를 심는 사람의 마음으로 전북특별자치도의 백년대계를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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