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놓았기에 우주인까지 놀러 온다는거야?… 궁금하다면 내달 1일 순천 꼭 방문해주세요"

조홍복 기자 2024. 3. 2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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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관규 순천시장 인터뷰
노관규 전남 순천시장은“애니메이션, 웹툰 등 문화콘텐츠 산업 키워 순천 발전 이끌겠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가정원이 내달 1일 완전 탈바꿈해 재개장한다. 국가정원에서 지난해 7개월 동안 열린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는 누적 방문객 980만명을 끌어모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순천시는 정원박람회 폐막 후 5개월 동안 ‘우주인도 놀러오는 순천’이라는 주제로 순천만국가정원을 뜯어고쳤다. 시는 내달 1일 새로 단장한 국가정원을 일반에 공개한다고 27일 밝혔다.

우주 주제 콘텐츠가 대폭 생겼다. 동서쪽 국가정원을 연결한 ‘꿈의 다리’는 ‘우주 다리’(스페이스 브릿지)가 됐다. 우주인이 정원에 착륙하는 모습을 형상화하기 위해 20m 길이의 우주선 조형물을 얹혔다. 남문 광장에 있는 175m의 우주왕복선 모양 활주로 ‘스페이스 허브’도 구축했다. ‘정원 워케이션’도 관심거리다. 기존 가든스테이 ‘쉴랑게’를 휴가지에서 쉬면서 일을 병행하는 공간으로 바꾼 것이다.

순천만국가정원 재개장과 관련, 노관규(64) 순천시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지난해 국민 25%가 순천을 다녀갔다”며 " ‘어떻게 해놓았기에 우주인까지 놀러 온다는 거야?’라고 궁금하다면 다음날 1일 순천을 꼭 방문해 달라”고 말했다. 노 시장은 “지난해 박람회 주제는 ‘우리는 정원에서 삽니다’였는데 올해 재개장 국가정원의 주제는 전혀 색다르게 ‘우주인도 놀러오는 순천’으로 정했다”며 “완성도 높은 정원 위에 문화콘텐츠 옷을 입혀서 새로운 정원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가장 달라진 점은 뭔가.

“아날로그 정원에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문화콘텐츠를 새롭게 입혔다. 더 미래를 향한 정원으로 바꾼 것이다. 일부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정원에 우주선 다리를 놓고 어린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두다다쿵’ 조형물과 인기 드라마이자 웹툰 ‘유미의 세포들’ 정원 등을 만들었다. 이제껏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콘텐츠다. 깜짝 놀랄만한 새로운 문화를 보여주겠다.”

-디지털 인공지능(AI)이 융복합된 콘텐츠가 눈에 띈다.

“순천에는 ‘순천만’과 ‘국가정원’이라는 훌륭한 생태 자원이 있다. 올해는 정원에 디지털 기술과 애니메이션, 우주를 결합했다. ‘우주’는 상상 속의 일이 아니라 과학기술 발달로 우리가 눈으로 보는 세상이 됐다. 스페이스 허브, 스페이스 브릿지 등 우주 콘텐츠를 만든 이유다.”

전남 순천 순천만국가정원이 내달 1일 재개장한다. 지난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폐막 후 5개월 만이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스페이스 브릿지(우주 다리) 조감도./순천시 제공

-지난 14일 전남도청에서 민생토론회가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여러 차례 순천을 언급했다. ‘K-디즈니 순천’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작년 박람회 이후 전략을 ‘K-디즈니(한국판 월트디즈니) 순천’으로 이름 붙였더니 놀이동산이나 테마파크 만드는 것으로 오해들 하신다. 요즘 모든 지방 도시의 고민이 지방소멸 문제다. 지역에는 젊은이를 위한 다양한 일자리와 여러 여건이 부족해 젊은이가 수도권으로 빨려가는 것을 막아내기 어렵다.

대한민국의 현실을 한 마디로 빗대서 ‘지방에는 먹이가 없고, 중앙에는 둥지가 없다’고 한다. 지방에는 청년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가 부족하고, 중앙에는 사람이 몰리다 보니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수도권 일극 체제가 여러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데 어디선가 특별한 수를 내거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지방 도시들은 버텨낼 재간이 없다.

애니메이션, 웹툰 등 문화콘텐츠 산업을 키워 지역 청년이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 수도권에 있는 청년도 내려와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문화콘텐츠를 입혀 도시를 이렇게 변화시킬 수 있구나, 이렇게 해야 지역에도 고급 일자리가 생기고, 수도권에 있는 젊은이도 오겠구나’를 순천이 보여 줄 계획이다.”

-애니메이션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재작년부터 준비했던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은 정원박람회 개막식 때 대통령에게 건의해 규모를 키웠다. 한마디로 말하면 순천이 가진 완벽한 아날로그적인 생태 기반 위에 디지털과 문화콘텐츠를 입히고, 도시 전체까지 산업을 확장해 정원도시에서 문화산업도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문화콘텐츠 제작 대표 기업이 순천에 오는 이유는.

“’로커스(LOCUS)’라는 기업이 본사를 순천으로 옮긴다. 로커스는 국내외 인기를 끈 레드슈즈·유미의 세포들·퇴마록 등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회사다. 최첨단 제작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국내 대표 문화콘텐츠 기업이다. 영화 타짜·살인의 추억·8월의 크리스마스 등을 제작한 싸이더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매년 450여편의 광고를 제작해 애니메이션을 넘어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젊은 인력들이 주로 근무하는 기업이 수도권을 포기하고 지방으로 향한다는 것은 순천이 그만큼 매력적인 도시로 성장했고, 기업들도 잠재력과 가능성을 크게 평가한다는 뜻이다. 지방소멸, 인구감소로 지방 도시들의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순천이 모범사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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