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난 줄, 30m 밀고 내려와"…13중 추돌 레미콘 '두동강'[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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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소리가 계속 났다. 태어나서 처음 듣는 소리였고, 전쟁이 난 줄 알았다."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서울 지하철 6호선 석계역에서 돌곶이역 방향으로 향하는 화랑로에서 13중 차량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종암경찰서와 성북구청에 따르면 레미콘 차량이 고가차도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못 밟고 정차돼 있던 차들을 추돌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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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레미콘이 가속도 붙은 채 차량 십여대 치면서 30m 밀고 내려와"
(서울=뉴스1) 이기범 임윤지 기자 = "'쾅' 소리가 계속 났다. 태어나서 처음 듣는 소리였고, 전쟁이 난 줄 알았다."
29일 오전 11시 50분쯤 서울 성북구 석계역 인근 도로. 사고가 발생한 지 2시간이 지났지만 13중 추돌 사고의 참상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추돌 사고의 시발점인 레미콘 차량은 운전석과 동체가 두동강 나 있었고, 아직 견인되지 못한 5~6대 차량이 당시 사고 충격이 얼마나 컸을지 가늠케 했다. 레미콘에 치인 한 트럭은 형체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서울 지하철 6호선 석계역에서 돌곶이역 방향으로 향하는 화랑로에서 13중 차량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총 17명이 현장에서 구조됐고, 탑차 운전자인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며, 사망 판정을 받았다. 1명은 중상, 3명은 경상으로 총 5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현장 근방에서 전기자재 업체를 운영하는 70대 남성 양 모 씨는 "쾅 소리가 계속 나서 봤더니 레미콘이 고가도로 위에서부터 가속도가 붙은 채 차량 십여대를 치면서 30m를 밀고 내려왔다"며 "차들이 다 빨간불에 멈춰 있을 때였는데 웬만한 차들은 다 밀릴 정도였다"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말했다.
또 "운전자는 차량을 피하려고 반대 차선으로 핸들을 돌린 거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암경찰서와 성북구청에 따르면 레미콘 차량이 고가차도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못 밟고 정차돼 있던 차들을 추돌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기록 장치 등을 분석해 브레이크 파열 여부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구조가 완료된 뒤 경찰과 구청 측은 사고 차들을 견인하고 잔해물 청소에 나섰지만 미처 정리되지 않은 사고 차들과 범퍼, 바퀴 등 파편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시민들은 심란한 표정으로 사고의 흔적을 지켜봤다. 한 여성은 우산도 쓰지 않은 채 비를 맞으며 멍하니 사고 현장을 바라봤다.
성북구 석관동에 거주한다는 60대 남성 유 모 씨는 "성북구에 평생 살면서 이런 사고는 처음 본다. 피하지도 못하고 큰 차가 달려드는데 얼마나 무서웠을까"라며 연신 안타까워했다.
사고 현장을 지나가던 50대 여성 김 모 씨는 "아파트나 상가가 많은 도심 한복판에서 사고가 날지 어떻게 아냐, 다친 사람들이 너무 안타깝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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