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는 원리로 DNA에 패턴 새겼다

이병구 기자 2024. 3. 2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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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공동연구팀이 가뭄이 들면 바닥이 갈라지는 현상처럼 DNA의 박막에 미세한 균열패턴을 그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는 윤동기 화학과 교수, 유승화 기계공학과 교수와 박순모 미국 코넬대 화학공학과 연구원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 DNA 박막의 탈수 현상을 이용한 미세 균열 구조를 만들어 연구 결과를 15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에 게재했다고 29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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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시뮬레이션으로 DNA 정렬 상태에 따른 균열을 예측했다. KAIST 제공

한국과 미국 공동연구팀이 가뭄이 들면 바닥이 갈라지는 현상처럼 DNA의 박막에 미세한 균열패턴을 그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DNA 균열에 온열소재나 발광체를 넣어 기능성 바이오 소재를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윤동기 화학과 교수, 유승화 기계공학과 교수와 박순모 미국 코넬대 화학공학과 연구원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 DNA 박막의 탈수 현상을 이용한 미세 균열 구조를 만들어 연구 결과를 15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에 게재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유전 정보를 저장하는 DNA는 이중나선 사슬 구조로 사슬 사이의 간격은 2~4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수준이다. DNA 구조를 변경하려면 처음부터 정밀하게 합성하거나 오리가미(종이접기) 기술 등 복잡한 설계가 필요하다. 이미 염기서열이 조절된 값비싼 DNA를 이용해야 하는 점도 단점이다.

연구팀은 연어에서 채취한 DNA를 3D 프린터를 사용해서 사슬의 방향을 일정하게 정렬시킨 얇은 DNA 박막을 제작했다. DNA 박막에 끓는점이 낮은 유기 용매인 테트라하이드로퓨란(THF) 방울을 떨어뜨리자 DNA 내의 수분이 빠져나가며 균열(크랙)이 일어났다.

DNA 박막 위에 균열을 형성하고 제어하는 메커니즘. KAIST 제공

연구팀은 "DNA 사슬 끝부분보다 물을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한 사슬 옆면이 더 많은 수축이 일어나기 때문에 사슬 방향으로 균열이 형성됐다"며 "DNA 사슬 방향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크랙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사슬 방향으로 생긴 DNA 박막의 균열에 다양한 소재를 채워 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열 소재나 적외선 발광체 등을 균열에 채워넣으면 기능성 바이오 소재나 헬스케어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교수는 "코끼리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피부가 갈라지는 현상이나 극심한 가뭄에 땅이 갈라지는 것이 비가 올 때 물을 많이 흡수하기 위함이라는 자연 원리를 그대로 구현한 연구"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DNA 박막의 수축 과정에서 발생한 균열은 고체역학 이론에 기반한 시뮬레이션으로 명확히 분석하고 예측했다"며 "DNA 같은 다양한 이방성 소재에서 균열 제어와 패터닝 기술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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