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하겠다” 끝 안 보이는 중국·동남아 남중국해 갈등

김서영 기자 2024. 3. 2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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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현지시간) 스프래틀리 군도(베트남명 쯔엉사) 중 베트남이 실효 지배하는 샌디 케이에서 필리핀 연구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남중국해(베트남명 동해, 필리핀명 서필리핀해)를 둘러싼 중국과 동남아 각국 사이의 갈등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필리핀·베트남·중국은 “대응하겠다”,“주권 침해”, “다른 국가들은 갈등을 부추기지 말라” 등 서로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안경비대의 불법적·강압적·공격적이고 위험한 공격에 대한 대응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주 안에 조치가 취해질 것이며 이는 (중국의) 공격에 대응해 비례적이고 신중하며 합리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대응 조치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필리핀은 어떤 국가와도 갈등을 추구하지 않으며, 우리의 친구라고 주장하는 국가들과의 갈등은 더욱더 바라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베트남은 필리핀과 중국을 동시에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 21일 스프래틀리 군도(베트남명 쯔엉사) 중 베트남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샌디 케이에 필리핀 선박을 타고 온 필리핀인들이 약 4시간 동안 머물렀다. 이들은 생물 다양성을 연구하기 위해 온 연구원으로 추정된다. 필리핀 측은 중국 해안경비대의 선박이 헬리콥터와 함께 필리핀의 선박을 방해하려 했다고 주장했으며, 중국 측은 당시 샌디 케이에도 중국의 기관이 머무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응웬 득 탕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베트남의 허가 없이 베트남의 주권이 속하는 곳에 사람을 보내는 행위는 주권 침해”라며 “이러한 행위는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다. 베트남은 쯔엉사의 주권을 입증할 수 있는 법적·역사적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최근 관련 국가 간의 갈등이 빈번히 표출되고 있다. 특히 중국과 필리핀 간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지면서 필리핀은 미국·일본 등과의 협력을 통해 이 일대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에 류전민 중국 기후변화 특별대표는 28일 하이난에서 열린 연례 보아오포럼에서 “동남아 국가들은 남중국해에서 새로운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미국·일본·필리핀 간 군사 협력이 더욱 긴밀해진 것을 두고 많은 이들이 갈등 촉발을 우려한다. 역외 국가들은 갈등을 부채질하고 위험을 조성하는 대신, 협상을 통해 공정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하노이 | 김서영 순회특파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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