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도 못피한 고금리 여파…작년 순이익 2007년 이후 최저

박광범 기자 2024. 3. 2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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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전경/사진제공=한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약 1조36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22년의 절반 수준으로 순이익이 줄었다.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순이익 규모다.

30일 한은이 발표한 '2023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의 당기순이익(세후)은 1조3622억원으로 나타났다. 2022년(2조5452억원) 대비 1조1830억원 감소했다.

한은은 2007년까지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하다 2008년부터 흑자 전환(3조4029억원 흑자)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흑자 규모는 2007년(4447억원 적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최근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역대 최대 순이익을 냈던 2021년(7조8638억원) 이후 △2022년(2조5452억원) △2023년(1조3622억원) 등 2년 연속 감소세다.

한은의 당기순이익은 통화신용정책에 대한 결과로 일반 기업과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 한은 자산이 외화부채 같은 외화자산 위주로 구성되다보니 금리와 환율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실제 지난해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한은 당기순이익도 영향을 받았다. 한은이 보유한 외화채권 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22년에 비해 환율 변동폭도 줄어들며 외환매매이익이 2022년보다 1조3414억원 감소했다. 고금리에 따라 보유 외화채권 이자도 늘었다.

유가증권매매이익도 전년보다 1조9847억원 감소하며 지난해 총수익이 전년(20조9946억원)보다 1조5478억원 감소한 19조4469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총비용이 17조6982억원에서 17조5829억원으로 1153억원 줄었지만 총수익 감소분이 훨씬 커 당기순이익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이덕배 한은 예산회계팀장은 "한은의 지난해 손익 변동은 유가증권이자가 증가했음에도 외환매매이익과 유가증권매매이익이 줄며 총수익이 감소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한은법에 따라 지난해 당기순이익 가운데 30%(4087억원)를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했다. 315억원은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 목적의 임의 적립금에 넣었다.

특히 한은 당기순이익이 줄면서 정부세입으로 납부한 금액도 2022년 1조7546억원에서 9221억원으로 줄었다. 당기순이익 처분 후 적립금 잔액은 20조5466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은 총자산 규모는 536조4019억원으로 나타났다. 2022년 말(582조8261억원)보다 46조4242억원 줄었다. 코로나19(COVID-19) 관련 한시적 지원조치 종료에 따른 금융중개지원대출 감소 등 영향으로 어음대출 규모가 크게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다.

한은이 보유한 외화자산(국제통화기금 포지션·금·특별인출권 제외) 가운데 7.2%는 현금성 자산이었다. 1년 전(10%)에 비해 2.8%p(포인트) 줄었다. 한은의 현금성 자산은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외화자금의 유출입이나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외화자금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거래비용이 적고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국채나 예치금 등 단기금융상품으로 구성된다.

보유 외화자산을 통화별로 보면 미국 달러화가 70.9%로 전년 대비 1.1%p 감소했다. 기타 통화가 29.1%를 차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기조전환, 위험회피심리 완화 등으로 11월 이후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되면서 미 달러화 비중이 낮아졌다.

상품별로 보면 정부채(44.8%), 정부기관채(13.3%), 자산유동화채(11.7%), 주식(10.9%), 회사채(10.8%) 등 순이었다.

최완호 외자운용원 운용기획 팀장은 "2023년은 2022년에 비해 시장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다소 줄었지만 전반적으로 SVB(실리콘밸리은행) 사태나 미국 정책금리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감안해 외자운용을 신중하게 하려는 기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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