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 앓는 뇌종양, 환자 70% '이것' 호소

문세영 기자 2024. 3. 2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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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환자의 70%는 두통 증상이 나타난다. kirstypargeter/게티이미지뱅크 제공.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 주인공 홍해인(김지원 분)은 뇌종양으로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고 새로운 치료법을 제안한 독일 암센터를 찾는다. 이처럼 영화나 드라마에서 뇌종양은 치료가 어려운 질환으로 그려진다.   

원인이 불분명하고 증상이 다양한 미지의 영역에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윤완수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종양은 ‘뇌’라는 미지의 영역에 미지의 질환인 ‘종양’이 발생하는 병으로 두려움이 큰 질병”이라고 말했다. 

치료법이 발전하고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도 설명했다. 윤 교수는 “최근 수십 년간 의학과 기술의 발달로 치료에 많은 발전이 있었다”며 “새로운 치료법이 계속 보고되고 있는 만큼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노인은 인지기능 저하 잘 살펴야 

뇌종양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두개골 안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말한다. 중앙암등록본부 2021년 자료 기준으로 국내 신규 원발성 뇌암 환자는 2055명이다. 전체 신규 암 환자 27만7523명의 0.7%를 차지한다. 

뇌종양은 양성과 악성이 있다. 양성종양에는 뇌수막종, 신경초종, 뇌하수체선종 등이 있고 악성종양에는 신경교종, 전이성 뇌종양, 림프종 등이 있다. 발생 부위에 따라서는 원발성과 전이성으로 나뉜다. 뇌조직이나 뇌막 등에 발생하면 원발성, 신체의 다른 암으로부터 혈관을 타고 전이되면 전이성 또는 이차성 뇌종양이라고 한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뇌 손상, 방사선, 유전, 연령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은 악성 신경교종 발생 위험을 1.22배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대표적인 뇌종양 증상은 두통, 성격 변화, 편측 마비, 언어장애, 발기부전, 시력 저하, 어지럼증, 청력감소, 경련 등이다. 노인은 기억력 저하나 행동 이상 등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이다. 뇌종양의 환자의 약 70%가 두통을 호소한다. 뇌종양으로 뇌 부피가 늘어나 뇌 안의 압력이 올라간 탓이다. 아침에 일어날 때 또는 새벽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뇌신경에 종양이 생기면 후각·시각·청각 장애, 어지럼증, 안면마비, 연하장애, 음성변화 등이 생길 수 있다. 뇌하수체에 생긴 종양은 부피가 커지면 시신경을 압박해 시야장애를 일으킨다. 소뇌와 뇌간에 발생하면 균형감각을 잃고 운동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뇌의 좌측 측두엽에 발생하면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거나 기억력이 떨어지고 망상이나 경련을 보일 수 있다. 두정엽 발생은 편측으로 운동 또는 감각 마비가 발생하고 발음 부조화로 이어진다. 공간 지각력이 떨어지고 좌우를 혼동하거나 계산능력이 떨어지며 글을 쓰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전두엽에 생긴 뇌종양은 성격 변화, 기억력 장애, 언어장애와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윤 교수는 “두통이나 시력저하, 기억력 장애 같은 증상을 노화나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증세라고 소홀히 여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노인은 기억력 저하 등 인지기능 변화를 스스로 판단할 수 없고 가족들도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에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치료는 수술 원칙...내시경수술로 손상 최소화  

뇌종양 치료는 종양의 종류, 위치, 증상에 따라 결정한다. 노인은 연령이나 기저질환 여부도 중요하다. 뇌수막종, 신경초종, 뇌하수체선종 같은 양성종양은 수술이 원칙이지만 수술이 어렵거나 거부감을 가진 환자에게는 방사선치료를 한다. 증상이 없거나 크기가 작으면 수술 없이 경과를 관찰하기도 한다. 악성종양은 환자의 연령과 기저질환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외과적 절제술이 원칙이지만 기저질환이 심각한 노인은 수술이 항상 우선되지는 않는다. 

뇌종양 수술은 두개골을 여는 개두술을 생각하기 쉽지만 수술의 상당수는 콧속으로 내시경을 넣거나 눈썹 주름선을 따라 3~4cm 절개해 진행하는 뇌내시경수술로 진행된다. 뇌의 가장 밑바닥 부위인 뇌 기저부에 발생하는 뇌수막종, 뇌하수체종양, 두개인두종 등이 주요 적용 대상으로 뇌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수술 흉터가 거의 남지 않으며 수술 후 출혈과 통증이 적어 입원 기간이 줄어든다. 

환자와 의사가 대화를 하면서 진행하는 각성 수술도 있다. 각성 수술은 정상 뇌와의 경계가 모호한 종양을 잘라낼 때 시행한다. 정상적인 뇌 기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가급적 많은 종양을 떼어내는 수술이다. 

윤완수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 인천성모병원 제공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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