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잡던 ‘오너리스크’ 떼어냈다…사명에서도 ‘남양’ 지울까

조유빈 기자 2024. 3. 2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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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남양)의 새 주인이 된 한앤컴퍼니(한앤코)가 본격적으로 회사 경영에 나서게 되면서, 60년간 이어온 남양의 '오너 경영'이 종료됐다.

지난 1월 남양의 최대 주주가 한앤코로 바뀐 데이어 이날 새 이사회까지 한앤코 측 이사들로 구성되면서 남양의 오너 경영 체제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이제 경영진이 본격 교체된 상황에서, 한앤코가 남양의 사명에서도 오너를 지워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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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주총서 한앤코 측 이사 대거 선임…홍원식 회장 등 물러나
경영진 교체로 한앤코 경영 시동…사명 변경 임박 시각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남양유업(남양)의 새 주인이 된 한앤컴퍼니(한앤코)가 본격적으로 회사 경영에 나서게 되면서, 60년간 이어온 남양의 '오너 경영'이 종료됐다. 주인이 바뀐 남양은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라이프케어 브랜드로 변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경영진 교체가 완료되면서 '사명 변경'도 임박했다는 시각이 나온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입구의 간판 ⓒ연합뉴스

남양은 29일 서울 논현동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한앤코 측 인사들을 신규 이사로 선임했다. 윤여을 한앤코 회장과 배민규 한앤코 부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동춘 한앤코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지난 1월 남양의 최대 주주가 한앤코로 바뀐 데이어 이날 새 이사회까지 한앤코 측 이사들로 구성되면서 남양의 오너 경영 체제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남양이 오너 경영에서 벗어난 만큼, '갑질 기업' 이미지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남양은 1964년 설립돼 유업계 1~2위를 지켜오던 회사였지만, 2010년 이후부터 갑질 논란과 오너리스크에 발목을 잡히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했다.

특히 2013년 대리점에 물건을 강매하고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한 '대리점 밀어내기' 사건으로 인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남양 불매 운동'이 일기도 했다. 홍 전 회장의 경쟁업체 비방 댓글 지시 논란, 창업주 외손녀의 마약 투약 사건 등도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바 있다.

2021년에는 불가리스에 코로나19 감염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홍 전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불가리스 사태뿐 아니라 외조카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사건, 대리점 갑질 등에 모든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전 회장은 그 해 회장직을 사퇴하고 지분 53%를 한앤코에 넘기기로 했으나,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한앤코와의 소송전을 시작했다.

주식 매매 계약을 둘러싼 긴 법정 공방 끝에, 대법원은 지난 1월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한앤코는 "남양 임직원들과 경영 개선 계획을 세워나갈 것"이라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5월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셀프발표'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제 경영진이 본격 교체된 상황에서, 한앤코가 남양의 사명에서도 오너를 지워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명 변경은 한앤코가 추진할 것으로 거론되는 경영 정상화 수단 중 하나다. 남양의 사명은 창업주 일가의 성인 '남양 홍씨'에서 따온 것으로, 그동안의 오너리스크와 갑질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을 한앤코 측이 가져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미지 쇄신과 더불어 위축된 실적을 회복하는 일도 과제로 남아 있다. 지난 2020년 적자 전환한 남양은 2021년 779억원, 2022년 868억원, 지난해 7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기업 이미지 추락에 더해 저출산에 따른 우유 소비 감소 등 유업계의 공통적인 어려움까지 겹쳐진 결과다.

남양은 전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라이프 케어 브랜드로의 변화를 통해 실적 상승을 꾀한다는 입장이다. 남양은 그동안 분유 시장에서 쌓은 기술을 활용,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한 분말 형태 제품으로 단백질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 개발 등을 진행하고 신규 카테고리를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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