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세 ‘코인제왕’의 몰락… FTX 창업자 25년형

박세희 기자 2024. 3. 2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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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32)가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FTX는 3년여 만에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부상하고 기업 가치도 한때 320억 달러까지 늘렸으나 2022년 10월 뱅크먼프리드의 횡령 등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서 같은 해 11월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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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돈 빼돌린 뱅크먼프리드
美 법원 “훗날 또 나쁜짓 할 듯”
14조원 규모 재산 몰수 명령도
법정에 선 ‘코인제왕’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고객 자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징역 25년 형이 선고된 샘 뱅크먼프리드(왼쪽)가 28일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에서 루이스 A 캐플런 판사의 판결을 듣고 있는 모습을 그린 법정 스케치. 로이터 연합뉴스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32)가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110억2000만 달러(약 14조8500억 원)에 달하는 재산 몰수 명령도 내려졌다. 외신들은 “가상화폐 제왕의 극적인 몰락”이라고 보도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루이스 A 캐플런 판사는 이날 뱅크먼프리드를 “극도로 똑똑한 사람”이라며 “미래에 매우 나쁜 일을 할 위치에 있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그것은 결코 사소한 위험이 아니다. 적절한 범위까지 그를 무력화할 필요가 있다”고 징역 25년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징역 25년형은 검찰이 구형한 징역 40∼50년형보다 낮은 수준이다. 연방 보호관찰관은 징역 100년형을 권고한 바 있다. 다만 25년형은 미국에서 근래 화이트칼라 범죄자에게 부과된 형량 중 가장 긴 사례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판결이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등 가상화폐 관련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 대한 처벌 참고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탠퍼드대 교수인 부모 밑에서 자란 뱅크먼프리드는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나와 월가의 투자사에서 일했다. 이후 비트코인으로 큰돈을 벌었는데 이때 한국 시장의 ‘김치 프리미엄’에 주목, 거래 국가 간 차익을 이용해 수익을 쌓았다. 이후 투자회사 알라메다리서치를 설립했으며 2019년 FTX를 만들었다. FTX는 3년여 만에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부상하고 기업 가치도 한때 320억 달러까지 늘렸으나 2022년 10월 뱅크먼프리드의 횡령 등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서 같은 해 11월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뱅크먼프리드는 FTX의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를 갚고 바하마의 호화 부동산을 사들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날 법원에서 뱅크먼프리드는 “정말 많은 분들을 실망시켰다. 모든 단계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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