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쿠르 사냥꾼’ 트리포노프가 말하는 콩쿠르의 장점과 단점은?

백승찬 기자 2024. 3. 2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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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내한공연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 ⓒDario Acosta·마스트미디어 제공

‘지금 세계에서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다닐 트리포노프(33)가 4월 내한공연을 펼친다.

프로그램이 독특하다. 1일(롯데콘서트홀)엔 ‘Decades(데케이드)’란 부제로 1900~1980년대 작곡된 현대 곡들을 연주한다. 2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엔 ‘Hammerklavier(함머클라비어)’란 부제로 모차르트, 베토벤 등 보다 정통적인 곡을 들려준다. 트리포노프의 도전적인 면모를 보고 싶은 관객은 1일, 베토벤의 역작 ‘함머클라이버’를 듣고 싶은 관객은 2일을 택하면 된다. 트리포노프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트리포노프는 ‘데케이드’ 프로그램은 “나 자신에 대한 실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창 시절에는 주로 고전, 낭만, 바로크 시대의 레퍼토리에 많은 중점을 두었다. 이번에 제가 선보일 작품들에서는 한 세기 동안 각각의 다른 작곡가들이 피아노라는 악기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치 그 이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베르크의 소나타, 프로코피예프의 ‘풍자’, 코플랜드의 변주곡, 메시앙의 ‘아기 예수의 입맞춤’, 슈톡하우젠의 ‘피아노 소품’, 존 애덤스의 ‘차이나 게이트’ 같이 실연으로 들을 기회는 적지만 “각각의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독창적인 작품들의 집합체”를 연주한다.

트리포노프는 ‘이번 투어에서 연주하는 곡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모차르트 소나타 12번’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창궐하기 시작했을 때 공연이 잇달아 취소되고 상황이 바뀌기만을 끝없이 기다려야 했다. 그때 트리포노프는 모차르트 소나타 12번을 깊게 탐구했다고 한다. 그는 “매우 특수한 상황에서 배운 음악인만큼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 듯하다”고 말했다.

트리포노프는 제14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전 부문 우승자 중 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그랑프리를 받았다. 피아니스트 최초였다. 제13회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콩쿠르 1위, 제16회 쇼펭 콩쿠르 3위를 차지했다. ‘콩쿠르 사냥꾼’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이유다. 그는 “콩쿠르 참가에는 장단점이 모두 존재한다”고 말했다.

“콩쿠르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집중력’입니다. 콩쿠르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을 다시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에, 그 순간에 극대화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많은 새 레퍼토리를 준비해야 하는 것도 장점입니다. 저 역시 쇼펭, 루빈스타인,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새 레퍼토리를 배운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해로운 접근 방식도 있습니다. 콩쿠르 참가 자체가 일상이 되고, 레퍼토리를 반복적으로 연주할 때의 경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콩쿠르 참가에 매우 신중해야 하며, 새로운 레퍼토리를 배우는 것을 포함해 콩쿠르를 통해 본인이 얻어낼 수 있는 혜택을 극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트리포노프의 내한 공연은 전석 매진 공연을 펼친 지난해에 이어 1년만이다. 그는 “음악가로서 관객과 감정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큰 선물과 같다. 관객과 연주자가 함께 나누는 음악을 통해 서로 하나가 되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한국 관객들은 수용력이 매우 뛰어나다. 한국에서 연주하는 것을 항상 즐긴다”고 말했다.

백승찬 선임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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