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도 골프에도 지름길은 없다…급할수록 돌아간 韓골프의 전설 [임정우의 스리 퍼트]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 성공 개최
원동력은 준비 과정에 충실한 덕분
“노력 없이 얻는 건 아무것도 없어
방송 등 다 잘하는 만능인 되고파”
한국 골프의 역사는 박세리를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한국인 최초로 LPGA 투어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고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등 여러 기록을 남겼기 때문이다. 프로 골퍼로 외환위기 시절부터 국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던 박세리는 은퇴 이후 스포테이너(스포츠+엔터테이너)로 변신했다.
프로 골퍼와 방송인, 골프 사업가 등 그동안 카멜레온처럼 여러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던 박세리는 처음 맡은 호스트로서도 빈틈이 없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대회를 진행하는 만큼 매순간 최선을 다했고 LPGA 투어 첫 호스트로서의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비결은 하고자 하는 의지다. 박세리는 “프로 골퍼시절부터 모든 것을 잘하고 싶어하는 욕심쟁이였다. 무엇이든 완벽하게 해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며 “오랜 기간 가슴 속에 품고 있던 LPGA 투어 대회 호스트라는 꿈이 현실이 돼 기쁘다. 호스트로서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세리가 LPGA 투어 대회 호스트로 참여할 기회는 이전에도 몇 번 있었다. 그러나 박세리는 지름길로 가는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 결과만큼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는 오랜 기간 차분하게 준비했다.
박세리는 “프로 골퍼로서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세상에는 지름길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지금까지 급할수록 돌아가려고 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며 “노력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과정에 충실하는 삶을 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에 공짜는 없다. 꽉 막혔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한다”며 “값진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인내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세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런지 이번 대회 개최가 확정됐을 때 찾아온 감동이 엄청났다”며 “호스트로서 출전 선수 모두가 만족하는 대회를 만들고 싶다. 언젠가는 꼭 우즈보다 나은 호스트가 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은퇴 이후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박세리가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는 방송이다. 리치 언니라는 별명으로 여러 방송에 출연하고 있는 그는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박세리는 “골프가 아닌 새로운 일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러나 나 스스로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잘 할 자신이 있었다”며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노력의 힘을 알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만능인이 되고 싶다는 욕심과 최고가 되겠다는 승부욕이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 느낀 두려움을 없었을까. 박세리는 실패에 대한 걱정보다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설렘이 컸다고 했다. 그는 “지금 하고 있는 대부분의 일들이 현역 때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들이어서 그런지 도전하는 재미가 있다”며 “프로 골퍼 생활을 마무리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후배들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좋겠다.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게 많은 만큼 앞으로도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리는 후배들을 위한 특별한 조언을 했다. 그는 “부족한 부분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어떤 일을 새롭게 시작했을 때 못 하는 게 당연하다. 똑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지 않도록 준비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리치 언니라는 별명처럼 마음의 여유를 갖고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세리는 “리치 언니에서 리치는 물질적인 부가 아닌 마음의 여유를 의미한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내 속도에 맞춰 가야 탈이 나지 않는다”며 “그동안 차근차근 한 걸음씩 나아온 것처럼 앞으로도 나만의 속도를 유지하려고 한다. 또 지금보다 마음이 더 넓은 진정한 리치 언니가 되기 위해 스스로 더 노력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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