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대형선박…운하차단·다리붕괴·오염 등 '글로벌 리스크'

이도연 2024. 3. 2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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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의 교량이 컨테이너선의 충돌로 붕괴하면서, 이번과 같은 대형 선박 사고 시 글로벌 위험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처럼 다리와 충돌하는 사고가 아니더라도 대형 선박은 운하에서 좌초해 다른 선박들의 통항을 방해하거나, 무장 세력의 타깃이 될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한다고 보도했다.

WP는 우리 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선박의 다국적 운영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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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컨테이너선이라면 세상 어떤 다리도 못 버틴다"
수에즈운하 종종 차단…지정학적 분쟁해역에선 공격 표적
처참하게 무너진 美 볼티모어 다리 (볼티모어 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가 컨테이너선과 충돌해 무너져 있다. 이 사고로 다리 위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8명이 추락했고 이중 6명이 실종됐다. 2024.03.27 passi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의 교량이 컨테이너선의 충돌로 붕괴하면서, 이번과 같은 대형 선박 사고 시 글로벌 위험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처럼 다리와 충돌하는 사고가 아니더라도 대형 선박은 운하에서 좌초해 다른 선박들의 통항을 방해하거나, 무장 세력의 타깃이 될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26일 새벽 볼티모어항을 출발한 싱가포르 국적의 컨테이너선 '달리'가 볼티모어항의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와 충돌, 20여초 만에 다리 대부분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교량 위에서는 인부 8명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들 중 2명은 구조됐고 나머지는 실종 상태다.

이 사고로 볼티모어항이 폐쇄돼 물류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항구는 대서양과 미국을 연결하는 주요 관문이자 미국 최대 자동차 수입항으로, 지난해 810억달러의 외국 화물을 취급했다.

대형 선박의 사고로 인해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3월에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길이 400m, 총톤수 22만4천t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인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 남쪽에서 좌초돼 엿새 동안 운하 통항이 중단되면서 글로벌 물류 대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벤저민 W. 쉐퍼 존스 홉킨스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그 어떤 다리도 달리호 정도 크기의 선박과의 충돌을 버틸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형 컨테이너선이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 무역의 90%가 해양에서 선박에 의해 이뤄지는 까닭에 선박은 수많은 지정학적 분쟁 지대를 통과한다. 따라서 이를 지나던 선박이 공격받을 위험이 상존한다.

과거에도 선박 운항은 전쟁의 영향을 받았지만, 컨테이너선의 크기가 커지면서 단 한 번의 로켓 또는 드론 공격으로도 수십만t의 짐을 실은 선박의 운송을 방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후티의 미사일 공격으로 침몰하는 루비마르호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말부터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상선과 군함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이에 따라 선박들은 수에즈 운하로 통하는 홍해 항로 대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거치는 항로로 돌아가는 것을 택했다.

우회로 인해 운송 기간은 평균 10일 늘었고 운송 비용도 불어났다.

대형 유조선이 침몰할 경우의 환경 오염도 자주 지적된다.

지난달 18일 영국 소유의 화물선인 루비마르호가 후티의 공격을 받은 뒤 결국 침몰했는데, 침몰에 따른 기름과 비료의 유출이 홍해 해양생물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고 주변국에 직접적 피해를 줄 것으로 분석됐다.

WP는 우리 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선박의 다국적 운영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박의 경우 세금을 덜 내고자 하는 등의 이유로 경제적 편의를 제공해주는 외국에 선박을 등록하는 '편의치적' 관행이 있다.

예를 들어 후티 공격으로 침몰한 루비마르호에 대해 후티는 이 선박이 영국의 소유라고 주장했지만, 이 선박은 벨리즈 선적이며 레바논 베이루트에 본사를 둔 회사가 일부 관리했으며 선원들 대부분은 시리아인이었다고 WP는 전했다.

거대한 선박은 사고를 당하거나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을 위험 외에도 경쟁이 부족한 과점 체제를 의미하며 규제되지 않은 노동 관련 관례 등 미심쩍은 사업 관행이 지적받는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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