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페이 혼자 그럴 수 있었다고? 발상이 역겨워” 오타니 도박 스캔들, LA 언론도 등 돌렸다

안형준 2024. 3. 2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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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LA 언론조차 오타니를 믿지 못하고 있다.

LA 타임즈는 3월 28일(한국시간) 통역사의 불법 스포츠 도박 스캔들에 휩싸인 오타니 쇼헤이(LAD)를 믿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오타니는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 스캔들의 중심에 서있다. 바로 서울 시리즈 기간 동안 불거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절도 사건이다. 오타니가 니혼햄 파이터즈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잇페이는 오타니의 모든 미국 생활을 함께한 '최측근'이었다. 하지만 잇페이가 불법 도박에 손을 댔고 오타니의 돈까지 훔쳤다는 혐의가 제기됐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잇페이 한 사람이 저지른 일이라고 믿기 어려운 정황들이 있다. 오타니의 이름으로 도박 업자에게 돈이 송금됐으며 추후 번복했지만 잇페이는 최초 '오타니가 내 도박 빚을 알고 대신 갚아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잇페이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몰래 빼냈다고 알려진 금액은 무려 450만 달러 이상이다.

오타니는 모든 것을 전혀 몰랐고 서울에서야 이 사실을 파악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과연 오타니가 정말 아무것도 몰랐을 수가 있느냐는 시선이 모일 수 밖에 없다. 현재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잇페이와 오타니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LA 타임즈는 "당신은 아직도 오타니를 믿는가? 나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오타니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칼럼을 작성한 빌 플라슈케는 "여전히 무언가가 잘못됐다는 느낌이다.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오타니와 그 조력자들이 아무리 지우려고 해도 이 '도박 쓰레기'에서는 여전히 악취가 난다"고 운을 뗐다.

플라슈케는 "오타니가 홈 개막전에서 미소지으며 그라운드에 나설 때, 나는 그를 믿고 싶다. 가장 위대한 야구선수의 순수한 이미지를 나는 믿고 싶다.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보이는 것만큼 명예롭다고 나는 믿고 싶다. 다저스가 7억 달러를 투자한 '오타니 매직'이 현실이라고 나는 믿고 싶다"며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아직은 완전히 믿을 수 없다. 언젠가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적었다.

플라슈케는 "한 주 동안 오타니를 삼킨 도박 논란은 확신을 갖기에는 너무 이상하게 꼬이고 뒤틀려있었다.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지만 어쩌면 전부일 수도 있다. 모든 것이 너무 혼란스럽다. 불확실성이 한 때는 범접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던 '아이콘'의 아우라를 갉아먹고 있다. 의심은 추하고 불신은 불안하다. 내가 이런 글을 쓰고 있다는 것에 기분이 좋지 않다"면서도 오타니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믿고 싶지만 너무도 많은 의문이 남는다는 것이다.

플라슈케는 "오타니는 도박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돈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가. 둘 다인가 혹은 둘 다 아닌가. 오타니는 자신을 위해 가장 가까운 동료를 버스 아래에 밀어넣을 정도로 교활한 사람인가 아니면 그저 가까운 동료가 수백만 달러를 �暳뭏�도록 둘 정도로 순진한 사람인가. 오타니는 입은 열었지만 질문은 받지 않았다. 시즌은 시작됐지만 이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오타니를 둘러싸고 있는 구름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적었다.

플라슈케는 오타니의 이름으로 불법 도박 업자에게 50만 달러씩 총 9차례나 송금이 이뤄진 것과 오타니가 잇페이의 도박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잇페이와 오타니 측 대변인의 말이 변한 것 등을 언급하며 모든 것을 전혀 몰랐다는 오타니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잇페이가 오타니는 물론 그의 회계사나 은행 담당자를 포함한 그 누구도 모르게 450만 달러를 몰래 훔칠 수 있다'는 그 생각(주장)이 메스껍다. 도박 업자가 도박꾼에게 450만 달러나 되는 돈을 빌려주고도 돈을 돌려받을 때 그 돈이 혹시 훔친 돈은 아닌지 출저도 확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무엇보다 잇페이가 '오타니가 다 알고있었다'는 곧바로 들통날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오타니 측의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플라슈케는 "분명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고 누군가는 뭔가를 숨기고 있다. 누가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만 이렇게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며 "중요한 것은 다저스 선수가 최소 450만 달러의 불법 도박 자금을 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거액이 그렇게 취급되는 환경이라면 얼마나 다른 더러운 일들이 많이 일어날 수 있겠는가. 그렇게 부주의한 팀 최고 연봉자가 과연 400만 팬들을 어루만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플라슈케는 "사무국은 분명 '오타니 쇼헤이와 미즈하라 잇페이를 모두 조사한다'고 했다. 잇페이만 언급한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모두 언급됐다"고 짚으며 오타니를 의심할 수 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플라슈케는 "일본에서 '완벽한 사람'으로 알려진 오타니다. 언젠가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당장은 오타니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포스트가 오타니를 비아냥거리는 장문의 칼럼을 내놓은 것을 비롯해 미국 현지 언론들은 오타니를 신뢰할 수 없다고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미국에서 가장 오타니에게 우호적이어야 할 'LA 지역 언론'에서조차 오타니를 믿을 수 없다고 나섰다.

오타니는 최근 언론을 향해 많은 벽을 세웠다. 오프시즌 FA 시장에서는 다저스와 계약하는 과정에서는 언론이 어떤 정보도 알 수 없도록 철저히 모든 것을 숨길 것을 협상하는 구단에 강요하기도 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오타니를 만났다'고 말한 것만으로도 오타니가 다저스와는 더 협상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MVP 수상 인터뷰에서는 안고있는 반려견의 이름을 묻는 '안부 인사'에 가까운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언론이 오타니의 내밀한 사생활을 들춘 것도 아니었고 무리한 요구를 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오타니는 스토브리그의 가장 일상적인 컨텐츠마저도 철저히 통제하며 스스로 적을 만들었다. 결국 오타니의 편이 절실한 상황에서 가장 가까운 우군인 지역 언론조차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사진=미즈하라 잇페이와 오타니 쇼헤이/뉴스엔DB)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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