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마이너스금리 정책 종료에도 반전 없는 외환시장… 원화도 ‘맥 못 추네’

세종=박소정 기자 2024. 3. 29. 10: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종료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외환시장에 반전은 없었다.

일각에선 엔화 가치가 높아지는 '엔고(高)' 현상이 연출되며 이에 동조하는 원화 가치도 덩달아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으나, 원·달러 환율은 되레 1350원대로 치솟고(원화 가치 하락) 있다.

BOJ가 8년 만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를 선언하기 이전인 지난 18일 원·달러 환율(1333.7원)보다 20원가량이나 뛰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BOJ,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
‘역사적 사건’ 열흘 지나도 추세 변화 없어
엔·달러 34년 만에 최고, 되레 円低 ‘심화’
强달러 더해져 원화도 약세… 1350원대로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종료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외환시장에 반전은 없었다. 일각에선 엔화 가치가 높아지는 ‘엔고(高)’ 현상이 연출되며 이에 동조하는 원화 가치도 덩달아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으나, 원·달러 환율은 되레 1350원대로 치솟고(원화 가치 하락) 있다.

시장에서는 일본 중앙은행(BOJ)의 이번 결정이 ‘비정상적인 통화정책의 정상화’일 뿐, 본격적인 ‘긴축’에 돌입한 것이 아니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强)달러 압력이 지속되면서 원화 가치가 맥을 못 추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일 일본 도쿄 일본은행(BOJ) 본부에서 이틀 간의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8일 장중 원·달러 환율은 1353원까지 올랐다. 1350원대 기록은 지난해 11월 1일(종가·1357.3원)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BOJ가 8년 만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를 선언하기 이전인 지난 18일 원·달러 환율(1333.7원)보다 20원가량이나 뛰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장 일각에선 BOJ의 결정이 엔화 가치의 급격한 상승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 엔화와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 원화까지 가치가 올라 원·달러 환율 안정 효과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반대의 모습이 연출되는 양상이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27일 한때 151.97엔까지 올라 1990년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저(低)’가 더욱 극심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 자체는 실질적인 ‘긴축 체제로의 전환’이 아니라고 본다. 표면적으로는 ‘17년 만의 금리 인상’, ‘8년 만의 마이너스 금리 철회’이지만, 그저 비정상적인 통화 정책을 정상화한 단계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BOJ는 국채 매입 방침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여전히 ‘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현재의 사실상 ‘제로 금리’에서 벗어나 언제, 얼마나 빠른 속도로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지 등 BOJ의 추후 행보에 따라, 엔화 가치 반등이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프레데릭 노이만 홍콩HSBC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가장 큰 문제는 다음 단계”라며 “아마도 BOJ는 앞으로 몇 분기 동안 단기 금리를 의미 있게 더 올릴 수 없는 ‘제로에 갇힌 상태’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래픽=정서희

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로 해외에 유출됐던 대규모 일본계 투자 자금이 다시 일본으로 되돌아가게 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란 우려도 존재했지만, 아직은 동요가 없는 모습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글로벌 자금이 일본 쪽으로 더 흘러가는 흐름은 관찰되지 않았다”며 “규모가 워낙 작기는 하지만(2022년 말 기준 국내 채권시장 비중 1.9%) 우리나라에 있는 일본계 자금 역시 전혀 영향이 없었다”고 했다.

한동안 이런 ‘원화 약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중 기준금리 인하를 처음 단행한 스위스에 이어, 영국은행이 5월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유럽이 미국보다 먼저 ‘피벗’(pivot·통화 정책 전환)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데다, 미국의 경기도 견조해 강달러 압력이 큰 상황이라서다. 오히려 원화가 동조화를 보이는 위안화·엔화가 약세를 보이며 강달러를 더욱 부추기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로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편 원·엔 재정환율도 BOJ 결정 전후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2주 새 다소 등락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100엔당 890원 언저리에서 머물고 있다. 다만 연초 100엔당 910원대를 기록했던 것보다는 엔화값이 더 떨어진 모습이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