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 "살려주세요", 여성 질질 끌고가…암매장까지 6시간[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강남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한 남성이 여성을 질질 끌고 와 강제로 차에 태워 납치했다. 1분만에 도심 한복판에서 대담하게 납치가 이뤄졌다. 주변에서 이를 목격한 주민이 신고했지만, 여성은 그대로 납치돼 며칠 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도심 한복판에서 대담하게 이뤄진 흉악범죄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눈앞에서 사라진 여성은 며칠 후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도심 한복판, 목격자와 CCTV도 가득했던 곳에서 벌어진 사건은 결국 가상화폐(코인) 퓨리에버(PURE) 투자로 피해를 본 이들이 피해자의 재산을 노리고 청부살인을 한 것으로 정리됐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아직 해당 사건에 대한 재판은 진행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3인조 일당은 납치 후 A씨를 1시간 40분 동안 감금한 뒤 살해했고, 납치 후 6시간 만인 3월30일 오전 6시께 A씨를 대전 대청댐 근처 야산에 매장했다. 범행에 이용한 도구는 고무망치, 케이블타이, 청테이프, 주사기 등이었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과 현금만 사용했고, 옷을 구입해 갈아입었으며, 도보로 이동하거나 택시를 여러 차례 갈아타는 치밀함을 보였다.
가해자들은 범행 이틀 후인 31일 모두 잡혔다. 그들의 진술을 토대로 사망한 A씨의 시신도 발견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가 가진 '코인'을 노리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유씨부부는 코인 급락 후 피해자 여성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고 한다. 피해자 A씨가 과거 가족과 퓨리에버 코인 투자사를 운영했고, 투자자 돈을 모으는 총판 역할을 했다. A씨의 남편도 가상화폐 투자 사기로 구속 수감 중이었다. 가해자 3인 중 이경우도 코인 배급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퓨리에버 코인은 다단계 방식으로 운영됐다. 유씨부부는 이 코인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봤다. 피해자의 권유로 2020년 퓨리에버 코인 1억원 상당을 구매하고, 투자자를 모집해 총 3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듬해 가격이 폭락하면서 큰 손실을 입었고 이로 인해 피해자 A와 법정 다툼도 진행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3인의 가해자 중 '이경우'를 포섭하려고 했다.
이경우는 피해자와 처음에는 한 회사에 일했던 만큼 관계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 역시 코인으로 손실을 입으면서 피해자에게 8000만원을 빌려달라고 해 2000만원을 우선 빌렸다. 이후에도 이씨는 피해자에 추가로 돈을 빌려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하자 사이가 멀어졌다. 이씨는 피해자가 혼자만 코인으로 이득을 봤다고 오해했다. 이에 유씨부부가 7000만원을 주면서 살인 청부를 의뢰하자 이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 결과 피해자 A씨도 코인으로 큰 손해를 입은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가 보유했던 퓨리에버 코인은 88만개로, 당시 가치가 10원 밑으로 하락하면서 700만원 수준에 그쳤다. 현재 이 코인은 코인원에서 상장폐지됐다.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 11일 서울고법 형사7부(이재권 송미경 김슬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일당 7명의 결심 공판에서 이경우(37)·황대한(37), 유상원(52)·황은희(50) 부부에게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다른 공범 연지호(31)에게는 무기징역을, 범행에 조력한 이경우의 부인 등 2명에게는 각각 징역 7년을 구형했다.
1심에서 유씨부부가 "강도만 한 다음 안전하게 귀가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채권추심 업무만 수행하는 줄 알고 돈을 교부했다"고 증언한 데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과연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1심에서도 같은 형량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지난해 10월25일 이경우·황대한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범행을 자백한 연지호는 징역 25년을 받았다.
유상원·황은희 부부에는 살해 모의를 하지 않았다고 보고 징역 8년과 6년을 각각 선고했다. 나머지 공범 2명은 각각 징역 5년이 선고됐다.
강남 40대 여성 살인사건은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도 번졌다.
2021년 미세먼지 관련 업무를 맡았던 박모(62) 전 행정안전부 정부합동점검 단장에 퓨리에버 발행사 유니네트워크 이모(60) 대표, 정모(70) 한국 BCP협회 회장이 각각 퓨리에버 15만개와 10만개를 코인지갑으로 건넨 것이다. 해당 코인이 코인원에 상장되기 전 시세 약 719만원 수준일 때였다. 이 사건 역시 재판 중이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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