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창업자 뱅크먼, 美 법원서 25년형 선고받아…암호화폐 천재의 몰락

권진영 기자 2024. 3. 29.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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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창립자 샘 뱅크먼-프리드(32)가 고객 자금 80억 달러(약 11조 원)를 훔친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증인으로 뱅크먼의 전직 동료 3명을 소환했는데, 이들은 뱅크먼이 알라메다 리서치에서 발생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FTX 고객의 자금을 사용하도록 지시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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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증인 소환해 FTX 고객 자금 고의로 빼돌린 증거 제시
뱅크먼, "악의 품고 결정 내린 것 아냐…항소할 것"
파산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를 설립한 샘 뱅크먼-프리드가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나오고 있다. 그는 FTX 운영 과정에서 사기, 자금 세탁 등 8가지 혐의로 미 검찰에 기소됐다. 2023.1.3.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창립자 샘 뱅크먼-프리드(32)가 고객 자금 80억 달러(약 11조 원)를 훔친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로이터통신은 "전 억만장자 천재의 극적인 몰락의 마지막 단계"라며 28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루이스 A. 카플란 판사는 피고인 뱅크먼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범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잡힐 수도 있는 매우 나쁜 베팅을 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플란 판사는 재판에서 FTX 고객이 80억 달러, FTX 주식 투자자가 17억 달러(약 2조 원), 알라메다 리서치 헤지펀드 대출자가 13억 달러(약 1조 760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알라메다 리서치는 뱅크먼이 설립한 헤지펀드다.

검찰은 증인으로 뱅크먼의 전직 동료 3명을 소환했는데, 이들은 뱅크먼이 알라메다 리서치에서 발생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FTX 고객의 자금을 사용하도록 지시했다고 털어놨다. 3명은 모두 사기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카플란 판사는 뱅크먼이 알라메가 리서치가 고객 예치금을 FTX에서 빼돌린 사실을 몰랐다고 한 증언이 거짓말이었다고 했다.

또 재판부는 뱅크먼이 자신의 죄를 숨기기 위해 공화당에 돈을 댔다는 증거를 제시하며 자신을 "착한 사람"으로 포장하려는 뱅크먼의 노력은 "권력과 영향력이 그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뱅크먼 측 변호인은 "뱅크먼이 악의를 품고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라며 그는 FTX가 붕괴된 후 고객에게 돈을 돌려주려고 했던 "어색한 수학 괴짜"라고 옹호했다.

재판부는 뱅크먼이 가로챈 110억 달러(약 15조 원)에 대해 몰수 명령을 내리고, 정부가 압수한 자산으로 피해자들에게 상환하도록 했다.

뱅크먼은 20분간 이어진 변론에서 FTX 고객들이 고통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동료들에게 사과했지만, 범죄 행위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두 손을 깍지 낀 채 판결문을 듣던 그는 유죄판결 및 형량에 대해 항소하겠다고 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을 졸업한 뱅크먼은 징역형을 받고 몰락하기 전까지, 30세가 되기도 전에 순자산 260억 달러(약 35조 원)를 쌓고 포브스지에 실린 천재로 칭송받았다. 그가 설립한 FTX는 세계 3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성장했지만 2022년 11월 대규모 인출 사태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그는 2023년 8월부터 브루클린의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재판부는 지금까지 뱅크먼이 최소 2번 이상 증인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보석을 취소했으며, 그를 샌프란시스코 인근 교도소로 보낼 것을 권고하겠다고 했다.

메릭 갈란드 미 미 법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고객과 투자자를 속이는 행위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금융 범죄를 부와 권력 뒤에 숨길 수 있다고 믿는 사람, 혹은 누구도 (금융 범죄를) 이해할 만큼 똑똑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이는 다시 한번 생각하라"고 경고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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