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아오' 역주행→'스모크' 열풍…다듀 "우린 운 좋은 인간들" [인터뷰]

김한길 기자 2024. 3. 2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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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듀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힙합으로 20년, 상상도 못했죠."

초등학교 6학년 반 친구로 처음 만난 두 소년이 이제는 '힙합계 리빙 레전드'로 통한다. 지난 2004년 '택시 드라이버(Taxi Driver)'를 시작으로 숱한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비주류였던 '힙합'을 대중화시킨 장본인이며, 명실상부 국내 힙합 듀오 최강자로 군림한 다이나믹 듀오(Dynamicduo, 개코 최자)다.

최자는 "20년 전으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왜냐면 군대 갔다 와서 7집 앨범이 되게 잘 됐다. 그런 걸 겪으면서도 다음 앨범을 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계속했다. 어떻게 보면 이쪽 일은 기다리는 사람이 있고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계속하고 싶어도 인기가 없고 앨범이 안 팔리고 공연이 없으면 생계유지가 안 된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근데 최근 들어 이런 생각을 했다. 벌써 20년이나 했고, 대중이 우리를 원하는 순간까지 하겠지만, 순식간에 없어지진 않겠다는 느낌이 들더라. 우린 직업적으로 음악을 제대로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최근 들어 느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코는 "강퇴라는 게 있지 않냐. 그래서 한편에 불안함은 조금 있다. 이 시장 자체가 진짜 갑자기 저희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냐"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이에 최자는 "음악적으로 갑자기 재미가 없어져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살얼음판 걷는 느낌으로 한순간 한순간 집중해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개코는 "항상 저희가 '강퇴되기 전에 은퇴하지 말자'라는 말을 한다. 할 수 있을 만큼 해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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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듀오는 이번 20주년에 맞춰 정규 10집 '투 키즈 온 더 블럭(2 Kids On The Block)'을 발표했다. 이번 신보는 4년 4개월 만의 정규앨범이기도 하다.

'투 키즈 온 더 블럭'은 힙합을 사랑하는 10대 소년이 다이나믹 듀오로 성장하기까지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풀어낸 앨범이다. 지난해 디지털 싱글 형태로 Part.1과 Part.2가 차례로 공개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 본편에는 타이틀곡 '피타파(Feat. pH-1, JUNNY)'를 포함한 신곡 5곡이 새롭게 수록됐다.

타이틀곡 '피타파'는 다이나믹 듀오의 해외 진출에 대한 열렬한 포부와 음악을 향한 식지 않은 열정을 글로벌 푸드인 햄버거, 피자, 타코, 파스타로 위트 있게 풀어낸 곡이다. 비트에 맞아 떨어지는 다이나믹 듀오의 타격감 있는 래핑은 강한 중독성을 자아낸다.

개코는 "10집까지 낼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 사실 지난해 다 발매를 하려고 했는데, '에아오(AEAO)'와 '스모크(Smoke)' 활동이 겹치는 바람에 회사도 그렇고 저희도 인기가 많으니 집중하자고 해서 잠시 제작을 멈췄다. 이후 활동이 끝나고 숨을 돌리고 벌려놨던 곡을 다듬고 완성해서 발표하게 됐다"고 전했다.

최자는 "상당히 오래 걸렸지만, 그래도 요즘 앨범 단위로 내는 게 쉽지 않은데, 앨범 단위로 돌아올 수 있게 돼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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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앨범은 상상도 못한 이들이 목소리가 곁들어져 특별함을 더했다. 배우 이병헌과 정만식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한 것.

이병헌에 대해 최자는 "저희 인트로에 누군가 이런 아이들이 만나서 지금의 다듀가 됐다고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누구 목소리로 읽어주면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았으면 좋겠더라. 그게 딱 이병헌 형님이었다"면서 "다행히 저희가 축가도 불러주고 뭔가를 부탁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와이프 말은 들을 것 같아서 민정이한테 부탁을 했다"라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또 정만식에 대해선 "예전에 영화 '특별시민' 뒤풀이 때 뵀었는데, 저희 음악을 엄청 좋아하더라. 그래서 연락처를 주고받았고, SNS도 맞팔했다. 이후 가끔 안부 인사를 하는 사이가 됐다"며 "수록곡 '드라마틱(Dramatic)'이라는 곡이 사실 믹스 마스터가 이틀밖에 안 남았는데, 뭔가 부품이 빠진 느낌이 들었다. 내레이션이 적절하게 딱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냉소적이고 차가운 곡과 어울릴만한 분이 없을까 하다가 한국 느와르 작품에서 빠지지 않는 정만식 형이 떠올랐다. 이후 형에게 연락을 했는데, 마침 쉬는 날이더라. 그리고 그날 밤에 25개 버전의 녹음 파일이 오더라.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담배까지 피우면서 녹음한 파일도 있었다. 그냥 듣자마자 답 나왔다 싶더라. 가장 연기가 좋고 어울리는 것으로 올려서 완성했다"고 극찬을 쏟아냈다.

이어 최자는 "잘하는 연기자라는 생각이 드는 게, 입에 안 붙으면 변행을 마음대로 해도 좋다고 했는데, 정말 토씨 안 틀리고 그대로 읽어주는데 느낌이 확 살더라. 어떤 이상한 글을 줘도 되게 멋지게 읽어주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연기를 해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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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듀오에게 지난 2023년은 잊지못할 해다. 2014년 발매한 '에아오'가 숏폼에서 화제가 되면서 9년 만에 역주행 했고,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2'를 통해 선보인 '스모크'는 챌린지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그야말로 신드롬급 인기를 얻은 바다.

이에 개코는 "두 곡의 활동이 끝나고 느낀 건 진짜 우리가 운 좋은 인간들이라는 거였다. 사실 음악 하면서 정말 많은 곡을 발표했기에 역주행이라는 걸 기대를 안 했다는 건 거짓말이다. 왜 우리한텐 역주행 곡이 없지?라는 얘기는 많이 했었다. 다른 가수들은 갑자기 잘 돼서 난리가 나는데, 우리 곡 중에도 한 곡은 있을 법한데 안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일이 일어나려면 한꺼번에 일어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최근에 히트곡이라는 게 없었는데, 뭔가 다듀로 히트곡이 생긴 거 같아서 신기하고 기분이 좋다. 그래서 지난해 더 즙을 짜내면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특히 '스모크'는 각종 음원 차트 석권은 물론, 미국 빌보드가 발표한 '2023년 최고의 K팝 송 25선'에 이름을 올리기도. 개코는 "저희는 음악이라는 제품을 제공한 사람들이고, 결국엔 방송과 춤을 만든 댄서 바다부터 그걸 춰준 분들이 엄청 큰 역할을 해준 거다. 저희 만의 결과물이 아니라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다. 그분들의 공이 훨씬 더 크다. 저희는 오히려 이 곡을 부를 수 있어서 행복하다. 둘이 가끔 바다 씨한테 절해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라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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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아오'와 '스모크'가 글로벌한 인기를 얻자 다이나믹 듀오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다름 아닌 '해외 진출'. 이번 타이틀곡 '피타파'에 해외 진출에 대한 포부를 담은 이유기도 하다.

최자는 "저희가 적극적으로 막 미국에 반 년 살면서 공연을 하겠다 이런 건 아니고, 한국에서도 공연이 충분히 있고 바쁜 달이 있고 하니까 바쁘지 않은 달에는 외국에 나가서 공연을 해보고 싶다"라며 "'스모크' 때문인지 해외에서 공연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 그러나 모든 공연에 갈 수 없는 게 비용적인 문제가 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최대한 갈 수 있도록 맞춰보려고 한다. 더욱 여러 군데를 가고 공연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의견을 맞췄다"라고 밝혔다.

개코는 "다시 신인으로 돌아간 느낌"이라면서 "지난해 해외 공연을 몇 번 해보니까 기분이 되게 새롭고 리프레시도 되면서 영감도 생기고 음악 만드는 동력이 생기더라. 그래서 좀 더 해외 스케줄이 생기면 재미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고, 최자는 "도전 의식이 생긴다"라며 의지를 강하게 불태웠다.

한편 다이나믹 듀오의 '투 키즈 온 더 블럭'은 28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됐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아메바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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