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패패패…사라진 봄데

김은진 기자 2024. 3. 2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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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청부사 데려왔는데…1~4선발 다 내고도 4연패 충격더해
황량한 라인업 ‘득타율 0.162’…오늘 홈 개막전 반등 절실
김태형 감독 I 롯데 제공



롯데는 지난 2년간 개막 한 달 최고의 성적을 냈다. 2022년 4월에는 24경기에서 승률 0.609(14승1무9패)로 2위, 2023년 4월에는 22경기에서 14승8패(0.636)를 거둬 1위로 시즌을 출발했다. 그 뒤 하락했다가 8월에 다시 힘을 냈지만 막바지에 다시 떨어져 결국 가을야구는 못할지언정, 신나게 시즌을 출발하는 롯데를 ‘봄데’라고 불렀다.

여러 논란이 있었던 롯데는 프런트를 교체하고 새 사령탑과 함께 출발하면서 올해 큰 기대를 모았다. 두산 왕조를 이끌었던 명장 김태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자 기대가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개막 닷새 만에, 뜨겁던 비시즌의 공기가 조금씩 식고 있다. 개막 4연패, 아직 첫 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4경기밖에 하지 않았는데 ‘봄데’의 기운조차 사라진 건 아닌지, 오히려 불안감이 고개 들려 하는 이유는 짧은 시간 극적으로 드러난 저조한 경기력과 전력 때문이다. 롯데는 4경기에서 평균자책 5.34(8위), 타율 0.225(7위)에 처져 있다. 투타 모두 페이스가 떨어져 있고 균형도 맞지 않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애런 윌커슨-박세웅-찰리 반즈-나균안이 차례로 출격했지만 1승도 못 했다는 것이 치명적이다. 개막하고 3경기 연속 2점 차 이내 접전을 펼치고 졌다.

26일 KIA전에서는 반즈가 빼어난 구위로 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의 역투를 펼쳤는데도 타선이 1점밖에 뽑지 못하고 계투진에서 역전패를 허용하면서 3연패에 빠졌다. 27일에는 선발 나균안이 잠깐 흔들리자 수비까지 와르르 무너져 1회 6점을 뺏기면서 무기력하게 끌려간 끝에 처음으로 큰 점수 차(2-8)로 졌다.

이기지 못하는 롯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황량한 라인업이다. 27일 KIA전에 내놓은 선발 라인업을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두 시즌 이상 풀타임 주전으로 뛴 국내 선수가 전준우, 노진혁, 유강남밖에 없다. 4경기에서 12득점에 그치면서 장타율이 10개 팀 중 가장 낮은 0.319에 그치고 있다. 득점권에서는 타율이 0.162다.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를 제외하면 ‘해결사’라고 기대할 만한 타자가 전준우밖에 없는데 전준우도 아직 1타점에 머물러 있다. 불안감의 근원은 단순히 불과 4경기 기록 자체가 아니라, 시간이 흐르더라도 기대할 만한 요소가 딱히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라인업 자체에 있다.

김태형 감독을 영입한 뒤 지난겨울 롯데 분위기는 거의 축제였다. 명예와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입성한 김태형 감독은 올시즌 일단 5강을 목표로 잡으면서 “나만 믿고 있으면 안 된다”고 선수들의 분발을 기대하기도 했다. 돌아보면 롯데가 정말 새 감독의 경력만 믿고 그렇게 기대하고 있었나 싶을 정도로 개막 직후 드러난 전력 구성은 전혀 균형적이지 않다.

아직 몇 경기 하지 않은 터라 김태형 감독은 여유롭게 분위기를 잘 유지하고 있지만 답답한 상황을 완전히 숨기기는 어려운 듯 보인다. 선발들이 무난하게 던져도 타격 부진과 계투진의 불안으로 어렵게 경기하고 있다. 신인 투수 전미르의 기용 시점에 대해 “계속 경기가 타이트하게 가다보니 편한 시점에 투입할 수가 없었다” 하고, 레이예스를 4번 타자로 기용하지 못하는 데 대해 “4번이 치는 것도 앞에서 주자가 나가야 치지, (레이예스가) 좋으니까 오히려 조금이라도 앞에서 쳐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 속에서 개막 직후부터 풀기 어려운 전력 구조를 엿볼 수 있다.

한국시리즈 3회 우승, 통산 645승의 김태형 감독은 아직 롯데에서 첫 승을 하지 못했다. 29일부터는 NC 상대로 홈팬들에게 첫인사를 한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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