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수놓은 ‘네일 아트 9K쇼’… 페디급 스위퍼 춤춘다, KIA 전화위복되나

김태우 기자 2024. 3. 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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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광주 롯데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로 KBO리그 데뷔 첫 승을 달성한 KIA 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 ⓒ연합뉴스
▲ 네일은 경기 후 동료들의 물벼락 세례를 받는 등 팀 적응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지난 2년간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에 결국 팀 성적이 큰 타격을 받았던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발에 장고를 거듭했다. 그 결과 영입된 선수가 윌 크로우(30)와 제임스 네일(31)이다. 크로우가 먼저였고, 네일은 그 다음이었다. 네일은 KBO리그 전체를 봐도 거의 막차를 탄 신규 외국인 선수였다.

사실 크로우와 비슷한 시기에 계약을 추진하던 선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 다음 순번이 바로 네일이었다. 원래 계약을 추진하던 선수를 영입했다면, 네일은 아마 지금쯤 KBO리그가 아닌 미국에서 뛰고 있었을지 모를 일이다. 그렇게 영입된 네일은 시즌 첫 경기에서 기막힌 출발을 하며 팬들의 기대치를 부풀렸다. 공에 힘도 있었고, 제구도 나쁘지 않았으며, 스위퍼라는 확실한 결정구가 돋보였다. 첫 경기는 만족이었다.

네일은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팀의 승리를 이끌고 자신의 KBO리그 첫 승을 거뒀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처럼 내용도 크게 흠잡을 곳은 없었다. 기대 이상의 구위를 과시했고, KBO리그의 ABS 시스템에도 무난하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남겼다.

네일은 포심패스트볼보다는 투심패스트볼을 많이 던지는 선수다. 이날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50㎞가 찍혔다. KBO리그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수치다. 투심 최고 구속은 149㎞, 평균도 146㎞로 괜찮았다. 여기에 좌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을 던졌고,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는 스위퍼의 각도와 제구도 좋았다. 슬라이더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KIA 구단 관계자는 “네일이 슬라이더는 던지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스위퍼라고 확인했다.

스위퍼는 슬라이더보다 횡적 움직임이 더 크다. 네일의 스위퍼는 이날 시속 132~138㎞에 정도에 형성됐다. 아무래도 횡 무브먼트가 크다보니 스트라이크를 잡는 용도보다는 헛스윙을 유도하는 구종을 많이 쓰는데 네일은 우타자 바깥쪽 공에 스위퍼를 꽂아넣는 제구력도 과시했다. 롯데 타자들이 이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 이날 네일은 스위퍼로 총 8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알고 있어도 방망이가 따라가기 까다로운 궤적이었다.

KBO리그에 스위퍼를 던지는 선수들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네일처럼 주무기로 활용하며 구사 비율이 높은 선수는 사실 찾아보기 힘들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한 관계자는 “에릭 페디의 스위퍼는 타자 등 뒤에서 날아오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네일의 스위퍼도 그에 못지않은 것 같다”고 합격점을 내렸다.

이범호 KIA 감독도 첫 경기치고는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 감독은 28일 비로 취소된 광주 롯데전을 앞두고 네일의 전날(27일) 투구에 대해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구위가 좋았다. 아무래도 첫 등판이니 우리도 60~70구 정도가 넘어가면 힘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래도 다행히 60~70구를 던지는 과정이 5회에 찾아왔기 때문에 불펜을 충분히 준비시킬 수 있었던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 네일은 최고 150km의 빠른 공과 날카로운 각도와 제구를 모두 동반한 스위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연합뉴스
▲ 네일의 첫 승을 축하하는 이범호 KIA 감독(오른쪽). ⓒ연합뉴스

앞으로는 더 좋아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 감독은 “이제 두 번, 세 번 정도 던지고 나면 아마 80~90개 정도까지도 힘이 떨어지지 않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다. 3~4주 정도면 지나면 좋은 투구로 로테이션을 지켜줄 것이라 보고 있다”면서 “구위적인 면도 그렇고, 팀 선수들과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희망을 드러냈다.

네일도 보완점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네일은 첫 등판이 끝난 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경기었다. 오늘 경기에서는 공격적인 투구를 하려고 했다. 특히 1회에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내줘서 스트라이크 존을 더 공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다”면서도 “스위퍼는 잘 통했지만 직구는 구속이나 커맨드 부분에서 조금 보완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다음 등판을 준비하는 동안 직구 구위를 더 끌어올리는 것에 집중할 것이다. 6회에 연속안타도 허용하고 실점까지 했는데 오랜만의 6이닝 등판이기도 해서 조금 힘에 부쳤던 것 같다. 이 부분도 다음 등판에서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네일 아트가 조금 더 화려해지고 오래 갈 수 있을지 확인하는 작업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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