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가상화폐 왕’ FTX 창업자 징역 25년…“반성 없어”
[앵커]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던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가 징역 25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우리 돈 14조 원이 넘는 손해를 고객에게 입혔다는 겁니다.
워싱턴에서 이정민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22년 11월 미국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
한때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꼽히며, 기업가치가 320억 달러, 우리 돈 43조 원까지 치솟았지만 과도한 대출과 투자는 결국 파산으로 이어졌습니다.
[샘 뱅크먼-프리드/FTX 창업자/2022년 11월 : "고객의 돈이 부적절하게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뱅크먼-프리드의 '몰랐다'는 주장이 거짓이라고 보고 수사 선상에 올렸습니다.
뱅크먼-프리드가 FTX의 고객 자금에 손을 대 자신이 세운 암호화폐 헤지펀드 '알라메다 리서치'의 손실을 메웠다는 겁니다.
미국 뉴욕 연방법원도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법원은 뱅크먼-프리드에게 징역 25년 형을 선고하고, 110억 달러, 우리 돈 14조 8천억 원의 재산 몰수를 명령했습니다.
뱅크먼-프리드의 범죄로 FTX 고객과 주식 투자자들은 각각 80억 달러와 17억 달러를, 헤지펀드 '알라메다 리서치'의 대출기관들은 13억 달러를 손해봤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뱅크먼-프리드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 같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도 있다고 높은 형량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재판을 지켜본 뱅크먼-프리드의 부모는 성명을 통해 아들을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셉 뱅크먼/뱅크먼-프리드 부친 : "저희를 존중해 주시고 나갈 수 있게 해주세요."]
검찰이 구형한 최대 50년 징역형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지만, 뱅크먼-프리드 측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뱅크먼-프리드가 받은 형량이 금융 범죄자 가운데서도 가장 긴 편에 속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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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기자 (ma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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