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타이어가 자식이죠" 한정호 금타 개발팀장

박찬규 기자 2024. 3. 29.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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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를 돌아다니는 제품을 보면 하나하나가 자식 같고 뿌듯하죠. 보람 느끼면서도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한정호 금호타이어 상품개발1팀장은 타이어 제품개발 업무를 22년 담당한 베테랑이다.

그는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에 대해 체험해 본 분들이 좋은 말씀 해주면 너무 기분 좋다"며 "이번엔 HLC 기능이 적용된 타이어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인 만큼 장점이 알려지면 좋은 포지션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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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타이어 성능구현은 상충관계 해소가 관건
새로 출시한 이노뷔 제품과 함께 포즈를 취한 한정호 팀장. /사진=박찬규 기자
"도로 위를 돌아다니는 제품을 보면 하나하나가 자식 같고 뿌듯하죠. 보람 느끼면서도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한정호 금호타이어 상품개발1팀장은 타이어 제품개발 업무를 22년 담당한 베테랑이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시간 동안 경험했던 희노애락이 묻어나는 말이다.

그가 현재 주력하는 분야는 전기자동차용 제품이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자동차와 달리 엔진과 변속기가 없어서 전기모터가 타이어에 즉각 강한 힘을 전달할 수 있다. 게다가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탓에 내연기관차보다 평균 300kg쯤 더 무겁다. 이 때문에 타이어 마모가 빠를 수밖에 없고, 특화된 성능을 갖춘 타이어가 필요하다.

한정호 팀장은 "기존 전략은 이미 알려진 제품 브랜드에 전기차용 제품을 추가하는 형태였는데 소비자들이 특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제품 외에도 별도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이번에 출시한 이노뷔(EnnoV) 브랜드가 탄생하게 됐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이노뷔 브랜드 제품 핵심은 고하중설계(HLC·Hi-Load Capacity)다. 전기차는 타이어가 지탱해야 하는 무게가 늘어난 만큼 타이어의 내구성능은 월등히 개선돼야 한다. 무턱대고 내구성 강화만 추구하면 다른 성능이 저하된다. 어떤 이득을 얻으면 다른 측면에서 손해를 보는 '상충관계'(트레이드-오프·Trade-off) 때문이다. 타이어는 이 같은 트레이드-오프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분야다.

트레이드-오프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타이어 트레드(노면에 닿는 부분의 무늬) 패턴과 소재도 중요하며 기술력의 척도다. 한 팀장도 상충되는 요소를 최적화하는 부분이 가장 어렵다고 꼽는다.
전기차용 타이어 이노뷔 프리미엄 트레드./사진=박찬규 기자
그는 "낮은 속도에서부터 즉각 큰 힘을 낼 수 있는 전기차는 가속페달을 급히 밟으면 차가 한쪽으로 쏠릴 수 있는데 지그재그 패턴을 적용함으로써 옆으로 작용하는 힘을 받아주도록 설계했다"며 "내마모 성능을 높이기 위해 접지 형상이나 표면에 적용하는 컴파운드 소재를 전기차에 맞췄다"고 강조했다.

엔진이 없는 전기차의 특성상 소음저감기술도 중요하다. 큰 소리를 내는 엔진이 없어진 만큼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리, 창문 너머로 들리는 바람소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들릴 수밖에 없다.

한 팀장은 "타이어 내부에 흡음재를 넣어서 주행 시 발생하는 공명음을 줄이는 것과 함께 트레드 패턴과 그루브(트레드 중 세로로 패인 굵은 홈)의 폭을 좁혀주면서 사운드 튜닝을 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노뷔 프리미엄의 경우 소음저감용 딤플을 그루브에 설치해서 소음 관련 성능을 최적화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최적화된 설계 덕분에 세계적으로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 구름저항(RR·rolling resistance)은 경쟁사 제품과 동등하지만 제동성능은 더 뛰어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트레이드-오프 최소화에 집중한 결과다.

그는 "내연기관차에서 구름저항 수치를 10% 줄여야 연비가 1.5% 개선된다"며 "전기차는 같은 조건에서 5% 개선되는 만큼 구름저항 성능은 경제성을 좌우하는 절대 지표"라고 강조했다.

제품개발 시 과거와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설계와 테스트다. 가상 공간 속에서 설계하고 테스트하고 여러 지표를 해석하면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실제 제품을 만들어 최종 검증하는 과정도 반복해야 한다.

그는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에 대해 체험해 본 분들이 좋은 말씀 해주면 너무 기분 좋다"며 "이번엔 HLC 기능이 적용된 타이어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인 만큼 장점이 알려지면 좋은 포지션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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