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협회장기] KBL MVP와 언드래프티가 함께 만드는...쌍용이 나르샤

조원규 2024. 3. 2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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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를 포기했던 KBL MVP 출신 코치
청소년대표 출신의 언드래프티 감독
실패할 수 없는 우리, 선수도 알까요?

박상오는 KBL MVP 출신이다. 눈물 젖은 빵을 먹었고, 그래서 더 농구에 진지했다. 최우수선수는 그 보상이었다.

“대학에 입학할 때는 내가 최고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뛸 자리가 없었다.” 박상오가 입학한 중앙대에는 김주성과 송영진이 있었다. 대학 최고의 트윈타워는 박상오에게도 높았다. 그래서 농구를 포기했다. 육군 현역병으로 입대했다.

제대 후 다시 농구부를 찾았다. 함지훈, 한정원, 윤호영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기회가 왔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드래프트 5번으로 프로에 진출했고, 2010-11시즌 정규리그 MVP에 올랐다. 20대 중반에 프로에 입성하여 13시즌을 뛰었다.

천안쌍용고에 부임한 것은 2023년 3월이다. 이제 만 1년이 되었다. 길지 않은 시간에 팀은 많이 변했다. 박 코치는 “작년에 연맹회장기에서 한 번, 주말리그에서 한 번, 딱 2번 이겼다. 올해는 작년의 승수를 벌써 달성했다”라며 웃었다.

몸을 부딪치지 않으면 성장이 없어요

이번 대회 예선 첫 경기에서 부산중앙고에 18점 차로 낙승했다. 부산중앙고는 춘계연맹전에서 전주고, 홍대부고를 이긴 다크호스다. 박 코치는 “우리 팀이 더 단단했다”라고 승인을 분석했다.

천안쌍용고 선수들은 경기 중에 몸을 많이 부딪친다. 수비할 때 발과 몸을 같이 써서 상대의 속도를 줄인다. 공격할 때도 몸을 붙여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몸을 부딪치기 싫으면 배구 같은 스포츠를 해야 한다. 농구는 몸을 부딪치지 않으면 성장이 없다”는 것이 박 코치의 지론이다.

다음 경기는 청주신흥고. 시종 10점 내외 차이를 유지하며 88-75로 이겼다. 만족스러운 경기력은 아니었다. 그리고 만난 전주고. 전주고는 절박하다. 천안쌍용고에게 지면 예선 탈락이다. 춘계에 이어 두 대회 연속으로 예선에서 탈락할 수는 없다.

천안쌍용고 류주영과 전주고 윤우참이 시작부터 3점 슛을 주고받았다. 윤우참의 3점 슛이 연속으로 터지며 전주고가 초반 흐름을 주도했다. 경기는 격렬하고 치열했으나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윤우참은 이 경기에서 8개의 3점 슛을 성공시켰다.

전주고의 수비와 리바운드 집중력은 놀라웠다. 두 경기에서 평균 83.5점을 넣었던 천안쌍용고의 득점을 69점으로 묶었다. 천안쌍용고의 공격은 답답했다. 경험 부족을 감출 수 없었다. 경기를 졌지만, 다행히 예선은 통과했다. 협회장기 결선 진출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천안쌍용고 이주형 감독의 기를 받아서일까? 이 감독은 협회장기와 인연이 깊다. 2010년 제35회 대회에서 무룡고의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 어시스트상, 수비상 3관왕에 올랐다. 이 대회의 활약에 힘입어 청소년대표에 선발됐다.

안 뽑힌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죠

그런데 프로에 가지 못했다. 이주형을 지명한 팀이 없었다. 이 감독은 아직도 그날을 생생히 기억한다. “짐을 싸서 집에 가는 KTX를 탔는데, 여기서 뛰어내리면 죽을 수 있을까 생각을 했다. 안 뽑힌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다.”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가 힘들었지만, 드래프트에 낙방했을 때보다 힘들지는 않았다고 한다. 임용고시에 합격하여 교사가 됐다. 농구부 감독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천안쌍용고로 왔다.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면 감독은 교사만 할 수 있다.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선수 생활을 경험한 두 지도자가 천안쌍용고에서 의기투합했다. 처음부터 마음이 맞았던 것은 아니다. 박상오 코치는 빠르게 경기력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감독은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놀랍다. 팀이 1년 만에 일어났다. 작년에도 운이 좋아 연맹회장기 결선에 진출했다. 그런데 올해와 다르다. 올해는 운이 아니다.” 이 감독이 진단하는 현재의 천안쌍용고다. 예선만 통과하면 다행인 팀이 아니라, 결선에서 더 좋은 성적을 보여줄 수 있는 팀이 됐다는 것이다.

 

▲ 천안쌍용고 박상오 코치

박 코치는 그 이유를 “훈련”에서 찾는다. “최선을 다해서 훈련에 임하지 않으면 공을 잡을 자격이 없다”는 것 또한 박 코치의 지론이다. 훈련할 때 걸어다니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 훈련을 몇 시간 하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과 집중력이다.

박상오는 고등학교 때 유망주였다. 중앙대에서 김주성, 송영진과 경쟁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현실은 달랐다. 농구를 포기한 후에, 농구를 다시 생각했다. 자신감으로 포장했던 자만심을 버리고 농구에만 집중했다. KBL MVP로 그 결실을 확인했다.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못했지만, 이주형은 농구가 싫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농구에 대한 애정이 커졌다. 그래서 천안쌍용고에 자원했다. 농구는 가르치지 않는다. 농구했던 선배로서 선수들의 멘탈을 잡아준다. 진로를 함께 모색한다.

박 코치가 농구 지도에만 전념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한 업무다. 박 코치는 "공부를 많이 하는 지도자"라고 얘기한다. 박 코치와 함께 팀이 성장하고, 선수가 성장하는 것이 보인다. 이번 대회도 그것을 확인하고 있다.

20점을 지는 팀에서 20점을 이기는 팀으로

박 코치는 “전반 한때 20점을 앞섰던 춘계연맹전 명지고와 경기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준 것 같다. 작년에는 우리가 전반에만 20점 이상 지는 팀이었다”라고 했다. 다만 “이겨본 경험이 적어서 마무리를 못한 것”이 아쉬웠다.

아직은 기복이 있다 경험이 부족하다. 야전사령관 이재형(174, 3년)은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쿼드러플 더블의 대기록을 리바운드 하나가 부족해 놓쳤다. 놀라운 활약이다. 그러나 전주고와 경기는 8득점 5어시스트에 그쳤다.

물론 수비만으로도 제 몫은 하는 선수다. 박 코치는 “볼 핸들러 압박은 대학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한다. 김혜성(188, 3년)은 내외곽 공격이 모두 가능한 스코어러고, 강영빈(194, 3년)은 팀의 유일한 빅맨으로 궂은일을 많이 한다. 

 

▲ 천안쌍용고 야전사령관 이재형

2학년 강병석, 금원민, 류주영, 이재현, 장현성은 매치업과 컨디션에 따라 출전 시간을 나눈다. 올해 쌓아가는 실전 경험이 내년에 더 강해진 천안쌍용고를 만들 것이다.

이 감독과 박 코치는 “지금 선수들은 실패할 수 없는 삶이다. 우리는 실패를 경험했다. 실패를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도 안다”라고 했다. “얘들은 모르겠지?”라며 마주 보고 웃었다.

선수들도 알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그것을 증명하기 위한 땀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쌍용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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