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자원, 지하수의 활용[기고]

윤성택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2024. 3. 29.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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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 최상위 아젠다가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극심한 가뭄 등의 기상 이변이 발생하고 물이 마른 만큼 수력발전이 줄어 화석연료 사용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지표수 의존을 넘어 해수담수화, 하·폐수 재이용 등 가능한 물 확보 방안을 논의하고 지하수 이용을 적극 포함하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해결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지하수저류댐 등 새로운 수자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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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택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기후위기 시대 최상위 아젠다가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극심한 가뭄 등의 기상 이변이 발생하고 물이 마른 만큼 수력발전이 줄어 화석연료 사용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지구촌 가뭄으로 화석연료 사용이 증가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사상 최대치(374억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려면 물 부족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산업고도화와 국민 생활수준 향상으로 용수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물 확보 여건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지표수 의존을 넘어 해수담수화, 하·폐수 재이용 등 가능한 물 확보 방안을 논의하고 지하수 이용을 적극 포함하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해결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지하수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다. 지하수는 수질과 수량이 양호하고 안정적이기에 가뭄 시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도서·산간 등 취약 지역에 큰 도움이 된다. 지하수저류댐 등 지하수의 잠재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지하수저류댐은 지하수가 흘러가는 방향에 물막이벽을 설치해 지하수를 저류(저장)시켜 이용하는 시설이다. 일명 '땅속 댐', '지하수댐'이라고도 불린다. 저류댐 상류에 집수정이나 관정 등 취수시설을 설치해 지하수를 관로로 공급한다. 하천 발달이 미약한 도서·해안 지역과 산간 내륙지역에서는 지하수를 저장했다가 가뭄 때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단기간 공사가 가능해 비용 대비 효율이 높다. 무엇보다 최대의 이점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것이다. 다만 지하 시설물의 특성상 점검과 보수를 위한 유지관리에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국내에서도 지하수저류댐 설치의 법적 토대가 마련됐으며 최근 3개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정부는 2012년 1월 '지하수법'을 개정하고 2017년 제3차 지하수관리기본계획 수정계획에 사업수행 근거를 마련했다. 2020년 옹진군 대이작도를 시작으로 △영광군 안마도(2021년) △완도군 보길도(2023년)에 지하수저류댐이 설치됐다. 작년 초 광주·전남지역의 극심한 가뭄 때 보길도 지하수저류댐은 큰 역할을 했다. 보길도와 노화도 주민 8000여명이 약 50일간 사용할 수 있는 물 12만 톤을 공급한 것이다.

지하수저류댐 사업은 내륙의 물 공급 취약지역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내륙지역 최초로 양평군 양동면에서 올해 본격적인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잦은 봄가뭄을 겪는 강릉시 연곡면 등 5개 내륙지역에도 세부설계에 착수한다. 지난해 정부는 '제4차 지하수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하수저류댐 설치 유망지 80곳을 선정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가뭄과 물 부족 해소의 효과적 대안으로 지하 수자원을 이용한다는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었다. 올해 우리나라의 주제는 '함께 누리는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다. 곳간에서 인심 나듯 물도 넉넉해야 나누고 누릴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지하수저류댐 등 새로운 수자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윤성택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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