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규모 ‘90% 정확도’로 파악하는 알고리즘···韓 의사가 개발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2024. 3. 2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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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진이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규모와 추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김태정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와 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고려대 의대 의학통계학교실, 대한뇌졸중학회, 대한심장학회, 대한예방의학회와 함께 개발한 알고리즘을 활용해 급성 뇌졸중 및 심근경색의 국내 발생 규모를 약 90%의 정확도로 추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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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정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팀
건보공단 보험청구자료 기반 알고리즘 설계
심뇌혈관질환 감시 시스템 구축 기반 마련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국내 의료진이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규모와 추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김태정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와 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고려대 의대 의학통계학교실, 대한뇌졸중학회, 대한심장학회, 대한예방의학회와 함께 개발한 알고리즘을 활용해 급성 뇌졸중 및 심근경색의 국내 발생 규모를 약 90%의 정확도로 추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김태정(왼쪽) 서울대병원 교수, 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교수(前심뇌혈관관리 중앙지원단장). 사진 제공=각 병원

국내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히는 심뇌혈관질환은 적절한 예방·관리와 치료 시기가 생존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신속한 ‘진단-이송-치료’가 가능한 의료체계를 수립하는 게 핵심인데 이 과정에 필요한 근거 확보가 제한적이었다. 국제질병분류(ICD) 코드에 기반한 기존 질병 식별 체계만으로 급성기와 만성기 구분이 모호하고 특히 뇌졸중은 정확한 환자 규모를 파악하는 것조차 어려웠던 실정이다.

연구팀은 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전 임상과정에서 발생한 ‘보험청구 자료’를 활용해 뇌졸중 및 심근경색의 발생을 보다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뇌졸중 및 심근경색 ICD 코드를 받았던 의료기록을 초급성기 치료,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촬영(MRI)·뇌혈관조영술(TFCA)·관상동맥조영술(CAG) 검사 실시 여부, 입원 일수, 병원 내 사망 여부 등에 따라 분석해 실제 질병 발생 여부를 식별하도록 설계된 알고리즘이다. 예를 들어 뇌졸중 관련 ICD 코드인 I160-I164가 있더라도 초급성기 치료와 입원 중 급성기 치료를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 ‘음성’으로 분류해 급성 뇌졸중 발생 건수 집계에서 제외한다.

급성 뇌졸중(A) 및 급성 심근경색(B) 발생 추정 알고리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전국 6개 지역 18개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의료기록 2200건을 대상으로 정확도를 평가한 결과 급성 뇌졸중에 대한 알고리즘의 민감도는 94%, 특이도는 88%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급성 심근경색에 대한 알고리즘의 민감도는 98%, 특이도는 90%에 달했다. 알고리즘으로 추정한 2018년 급성 뇌졸중 발생 건수는 연간 15만837건으로 급성 심근경색 4만519건보다 4배 가량 많았다. 이는 2019년 이전 연구들에서 보고됐던 급성 뇌졸중(최대 13만25건) 및 급성 심근경색(최대 2만5531건) 발생건수를 상회하는 수치다.

연구팀은 고령화 및 생활습관의 서구화로 위험요인을 가진 인구가 늘어나며 심뇌혈관질환 발생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연구기간이 단축되고 병원 출입이 제한돼 충분한 의료기록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뇌졸중 및 심근경색 발생 통계를 추정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알고리즘의 분석 결과는 향후 국가 차원의 심뇌혈관질환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알고리즘 분석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더욱 높이려면 자료 수집을 간소화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충분한 시간 동안 더 많은 병원의 사례를 조사해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조정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병원 심뇌혈관관리중앙지원단을 중심으로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진행됐다. 질병관리청이 발간하는 공중보건 분야 국제학술지 ‘오송 PHRP’ 최근호에 실렸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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