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때 다단계 수사 전문 박은정 남편 ‘1조원대 다단계 사기’ 22억 받고 변호

이세영 기자 2024. 3. 29.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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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다단계 역대 최고 수임료”
박은정, 이종근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후보인 박은정 전 부장검사의 남편 이종근 변호사가 1조원대 다단계 사기 혐의로 수사받는 휴스템코리아 대표 등의 변호를 맡아 수임료로 22억원을 받은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박 후보 부부의 재산은 작년과 비교해 41억원 증가했다. 상당 부분은 작년에 검사장을 그만두고 개업한 이 변호사의 수임료로 알려져 ‘전관예우’ 논란이 벌어졌다. 법조인들은 “22억원은 다단계 사건 역대 최고 수준의 수임료”라고 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변호사는 작년 말~올해 초 휴스템코리아 법인과 대표 이모씨(구속 기소)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됐다. 이 변호사가 받은 수임료 22억원에는 부가세 명목 2억원이 포함됐다고 한다.

‘휴스템코리아 사건’은 영농조합법인을 가장한 다단계 유사 조직을 통해 10만여 명에게 가입비로 1조1900억원 이상을 받은 사기 사건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월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휴스템코리아 법인과 이씨 등 10명을 기소했다. 이와 별개로 서울 서초경찰서도 휴스템코리아의 사기·유사수신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한 법조인은 “이 변호사는 피의자들이 경찰 등에서 진술하는 법을 조언한 걸로 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 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형사부장, 서울서부지검장을 지내다 작년 2월 사직했다. 검사 시절 다단계와 유사수신 사건 분야에서 1급 공인전문검사에게 주는 ‘블랙벨트’를 받았다. 이 변호사는 작년 한 유튜브 방송에서 “(검사 시절) 가정주부나 노인 등 (다단계) 피해를 당한 분의 사연이 너무 안타까워서 이분들의 피해를 예방하고 회복하며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영상은 28일 오후 비공개 처리됐다.

이 변호사는 다른 다단계 사기 사건도 여러 건 수임했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4000억원대 유사 수신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아도인터내셔널 계열사 대표 손모씨 사건이다. 박은정 후보도 “배우자가 (사건을) 160건 수임했다”고 밝혔다.

법조인들은 “이 변호사 같은 사람이 다단계 사건을 맡아 거액을 받는 것은 비난의 소지가 크다”고 했다. 경찰은 휴스템코리아의 자금 흐름을 쫓는 과정에서 22억원이 이 변호사 측에 변호사비로 건너간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한 법조인은 “변호사비가 피해자들의 피 같은 쌈짓돈에서 나왔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이날 “논란이 된 사건들은 모두 사임할 것”이라고 했다. 한 법조인은 “자신의 아내가 총선에 나섰다가 논란이 되자 그간 맡았던 사건을 단번에 사임하는 건 법조 윤리에도 어긋나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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