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국 정부·전공의 대화로 문제 풀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 2024. 3. 29.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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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대란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공의의 과중한 근무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오는 5월부터 시범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1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 현장의 혼란과 공백이 6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사태 해결의 단초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사태의 핵심은 전공의들이다. 의협과 의대 교수들 등 의료계도 공통적으로 이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들의 90% 이상인 1만여 명이 근무지를 이탈해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와 대화를 하려고 해도 전공의들은 대답이 없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이 있지만 비대위원장은 정부와 접촉에 응하지 않고 있다. 지난 24일 대통령이 전공의 면허정지에 유연한 처리를 지시하자 소셜미디어에 ‘?’ 부호를 남긴 것이 전부였다. 이 사람이 전공의를 대표하는 지도 의문이다. 이에 따라 전공의들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조차 알기 힘든 실정이다.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숨어버렸다”고 한다. 정부가 의대 증원 2000명을 완강하게 고수하는 것과 함께 전공의들과 대화를 하고 싶어도 하기 힘든 현실이 해법 마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공의들 태도는 많은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이 걸린 문제의 당사자로 책임 있는 자세라고 할 수 없다.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언제까지 밖으로만 돌 것인가. 우리나라 의료 문제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밝히고 대화해야 한다.

전공의들은 낮은 임금에 주 평균 80시간 근무하며 우리나라 상급종합병원 운영을 떠받쳐온 직군이다. 진작 이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했어야 했다. 정부는 전공의 수련 지원과 함께 전공의 처우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필수 의료 과목에 대한 월 100만원 수련보조수당 지급 등을 담았다. 하지만 2000명 증원 문제에 대한 보다 유연한 태도 없이는 전공의들과 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의대 교수들과 의협도 더 적극적으로 전공의들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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