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 여성들 ‘묻지마 주먹질’에 잇단 피해

뉴욕=김현수 특파원 2024. 3. 2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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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걸어가는데 어떤 남자가 머리를 때렸어요."

핼리 케이트 맥구킨 씨(23)는 25일 오전 10시경 미국 뉴욕 맨해튼 16번가를 걸어가다 봉변을 당했다.

뉴욕 디자인스쿨에 다니는 미케일라 토니나토 씨(27)도 같은 날 14번가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으로부터 얼굴을 맞았다.

토니나토 씨는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가까이 다가오는 줄도 몰랐다"며 "(공격당한 뒤) 온몸이 공포로 얼어붙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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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 틱톡에 영상 올리며 폭로
경찰, 가해 의혹 남성들 기소-수배
미국 뉴욕에 사는 핼리 케이트 맥구킨 씨(왼쪽)와 미케일라 토니나토 씨(오른쪽)가 25일 맨해튼에서 길을 걷다가 이유 없이 얼굴을 맞았다며 틱톡에 피해 경험을 공개했다. 사진 출처 틱톡
“낮에 걸어가는데 어떤 남자가 머리를 때렸어요.”

핼리 케이트 맥구킨 씨(23)는 25일 오전 10시경 미국 뉴욕 맨해튼 16번가를 걸어가다 봉변을 당했다. 난데없이 커다란 남성이 나타나 이마를 주먹으로 내리치는 바람에 길에서 기절해 쓰러질 뻔했다. 인플루언서인 맥구킨 씨는 직후 틱톡에 혹이 난 이마를 공개하고 “그저 길을 걷고 있었을 뿐인데 공격당했다”며 울먹였다.

뉴욕 디자인스쿨에 다니는 미케일라 토니나토 씨(27)도 같은 날 14번가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으로부터 얼굴을 맞았다. 토니나토 씨는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가까이 다가오는 줄도 몰랐다”며 “(공격당한 뒤) 온몸이 공포로 얼어붙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뉴욕의 이유 모를 습격은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이들의 사고가 알려지자 수십 명이 “나도 맞았다”며 피해 경험을 릴레이로 털어놓고 있다. 피해자는 모두 여성이며, 대낮에 길을 걷다가 당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명 인사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넷플릭스의 인기 리얼리티쇼 ‘리얼 하우스 와이프’로 유명한 영화배우 베서니 프랭클도 얼마전 스마트폰으로 빵집을 찍고 있다가 머리를 맞았다. 코미디언인 세라 하버드(30) 역시 19일 로어 맨해튼 쪽에서 뒤통수를 맞았다고 한다.

논란이 커지자 뉴욕경찰(NYPD)은 27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성명을 내고 “경찰은 길에서 ‘묻지 마 주먹질’을 당한 여성들의 폭로를 잘 인지하고 있다”며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용의자 스키보키 스토라(40)를 체포해 맥구킨 씨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했다. 또 타임스스퀘어 등지에서 여성을 공격한 남성에 대한 공개 수배도 내린 상태다.

최근 뉴욕은 지하철 범죄 급증으로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가 주방위군을 파견해 ‘과잉 치안’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무차별 여성 공격이 잇따르며 허점만 드러나자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NYPD 성명이 게재된 X에도 “체포해봤자 곧 풀려나 또 범죄를 저지를 것”이란 비난 댓글이 많다. 하버드는 NBC 인터뷰에서 “피해를 입은 뒤 제일 견딜 수 없는 건 어디서도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이라며 “낮에는 긴장해서 힘들고, 밤엔 쉽게 잠들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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