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이만기, 경기 광명시 숨은 맛 찾아[채널예약]

손봉석 기자 2024. 3. 29.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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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오후 7시 10분 KBS1 ‘동네 한 바퀴’는 광명시를 찾는다.

행정상으론 경기도지만 서울에서 걸어서 3분이면 닿는 곳. 일자리를 위해 상경한 지방민과 서울 외곽의 서민들이 하나둘 모여 이룬 동네가 오늘의 광명시다. 어렵고 고단하던 시절, 내일의 희망과 위로가 되어준 고향 같은 동네, ‘동네 한바퀴’ 264번째 여정은 경기도 광명시로 떠난다.

철산동 한 가게 앞. 유리창 너머로 화려한 꽃으로 장식한 파란색 보자기 하나가 눈에 띄는데. 알고 보니 이게 보자기가 아니라 떡으로 만든 케이크란다!? 이 근사한 떡의 고수가 누군가 했더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등학교 과학 선생님이었다는 권민정 씨다. 우연히 들어선 길에서 알게 된 즐거움, 예기치 않은 발견 속에 더 재미있는 인생 비결이 있다는 민정 씨의 떡 케이크 행복론을 들어본다.

철산동의 한 거리에는 특이하게도 북한 순대를 파는 순댓국집이 있다. 이곳의 주인장은 함경북도 회령이 고향이라는 주수진 씨. 24년 전 극심한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탈북을 감행한 끝에 자유를 찾았다는 탈북민이다. 두 번의 탈북 끝에 중국에 정착한 수진 씨의 삶은 그곳에서도 모질기 짝이 없었다. 허난성 외딴 시골까지 팔려 가 억지로 가정을 꾸리고 자식들을 낳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버티기를 10여 년, 마침내 대한민국을 향한 마지막 모험을 감행한 수진 씨, 2012년 한국 귀순에 성공하고야 마는데... 그 후 아이들과 새출발을 위해 마련한 가게가 바로 지금의 순댓국집이다. 또 하나의 조국, 대한민국에서 광명 찾은 수진 씨의 인생 담긴 뜨끈한 순댓국을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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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 소하동에서 만난 박창영 어르신은 중요무형문화재 제4호로 지정된 전통 갓 장인이다.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증조부 때부터 4대째 갓일을 이어오고 있다는데... 갓의 진가를 주목한 건 다름 아닌 한류의 바람. 영화와 드라마의 영향으로 갓의 가치를 해외에서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다. 아들 박형박 씨가 5대째 가업을 잇기로 한 뒤부턴 전통의 맥을 계승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다는 박창영 장인. 우리나라 최고의 갓 장인 박창영 어르신이 소개하는 전통 갓의 세계를 만나본다.

광명사거리 먹자골목 안에는 손맛 좋기로 입소문 난 가게가 하나 있다. 바로 청년 사장 조현신 씨가 운영하는 일식 덮밥집. 그런데 천상 요리사인 줄만 알았던 사장님의 이력이 조금 남다르다?! 알고 보니 그는 6년 전까지도 관현악을 전공하던 음악도였다고. 매일 밤 레시피를 연구하며 맛을 개선한 끝에 언제부턴가 희망을 보기 시작했다는 현신 씨. 새롭게 시작한 길에서 새로운 꿈을 일구는 청년 사장의 덮밥집을 찾아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

“할아버지가 지은 집에 아버지가 태어난 집” 소하동에 있는 한 카페 입구에 적혀 있는 문구. 알고 보니 이곳은 할아버지 대부터 주인장 강선주 씨에 이르기까지 가족 3대가 살던 한옥을 개조한 카페다. 본래 68년이나 된 오래된 집이라 허물려 했지만, 그녀는 가족의 추억이 깃든 집을 차마 없앨 수 없었다. 결국 지붕과 뼈대는 물론 실제로 쓰던 방까지 복원한 후 카페로 개방하기에 이르렀는데... 가족들이 쓰던 생활용품부터 부모님이 썼던 신방까지, 고택의 아름다움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한 이곳. 도심 속에서 만난 작은 쉼터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긴다.

철산동 가락골에서 만난 농부 김백근 씨의 별명은 바로 …노래하는 농부…다. 알고 보니 그는 ‘포리너’라는 락밴드에서 세컨 기타로 활동한 전직 가수이자 뮤지션이다. 그가 농부의 길로 들어선 건 음악적 불화로 밴드가 해체되면서부터다. 그 후 가업을 이어 농사를 짓게 됐으나 음악에 대한 미련만큼은 접을 수 없었다는 백근 씨. 낮에는 땅을 캐고 밤에는 곡을 쓰며 3집 앨범까지 발매하는 등 논두렁 음악가의 삶을 이어왔다.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남자, 백근 씨가 연주하는 기타의 선율 속으로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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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전통시장에서 발견한 3천 원 짜장면집. 권투 선수들의 사진과 글러브, 각종 상장이 가득한 벽면은 마치 복싱장 한 가운데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가게의 주인장은 전직 권투선수였던 이화규 씨. 한때는 국내 랭킹 7위에 오를 만큼 유망했으나 부상으로 은퇴를 한 후 광명시장에서 짜장면집을 하며 생계를 꾸려왔다. 그럼에도 권투에 대한 애정을 놓지 못해 체육관을 열어 후학을 양성하는 것으로 꿈을 이어왔다는데.

그렇게 20년, 낮에는 짜장면을 만들고 밤에는 도장에서 제자들을 지도하며 …권투…와 …짜장…이라는 행복한 인생을 살아온 화규 씨..그런 그에게 뜻밖의 시련이 닥쳤다. 하루아침에 건강이 악화되면서 더 이상 권투에 대한 꿈을 이어가기가 어려워진 것. 그럼에도 일터가 있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 씩씩하게 일어서 짜장면을 만든다. 인생이라는 또 하나의 링에 오른 화규 씨의 칠전팔기 오뚝이 인생사를 들어본다.

가까이 있어 오히려 보이지 않았던 동네, 광명시. 그곳에서 만난 이웃들의 따뜻한 이야기는 3월 30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동네 한 바퀴’ 264회 ‘오늘도 삶에서 광명을 찾다 – 경기도 광명시’ 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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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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