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저렴한 오픈카, 자전거…봄 기운이 날 반기네[투어테인먼트]

강석봉 기자 2024. 3. 2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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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따라 자전거 타고 달리는 봄나들이, 시흥 그린웨이(경기 시흥)
·아름다운 강릉 경포호, 자전거 타고 한 바퀴(강원 강릉)
·서산A·B지구방조제 따라 힘차게 페달을 밟아보자, 서산 천수만자전거길(충남 서산)
·무섬마을로 향하는 봄빛 여정, 영주 자전거길(경북 영주)


따르릉~ 자전거가 달린다. 겨울을 뚫고 봄 축제를 향해 달린다. 매화가 반기고 벚꽃이 환호한다. 꽃향기가 내 몸을 감싸며 간질이는 통에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내가 달리는 줄 알았더니, 봄바람이 등을 떠밀고 있더라.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3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는 ‘봄날의 자전거 여행’이다. 산들거리는 봄바람을 맞으며 겨우내 쌓인 스트레스를 털어낼 수 있는 좋은 여행지들이다.



내가 달리는 줄 알았더니, 세상이 포옹하듯 달려들고 있었다. 자전거와 난, 물아일체세상과 난, 무위자연.

물길 먼저일까, 발길이 먼저일까…시흥 그린웨이




그린웨이는 시흥시를 대표하는 자전거길이다. 갯골생태공원에서 물왕호수까지 약 7.5㎞ 거리로, 1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다. 제방 위 농로에 조성돼 자전거를 전원 풍경도 그만이다. 심한 경사 구간이 없지만, 농기계와 농사 차량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린웨이의 출발점은 갯골생태공원이다. 갯골생태공원의 랜드마크는 원기둥 모양으로 세워진 22m 높이의 흔들전망대다.



자전거를 타고 염전체험장 옆에 있는 시흥 옛 소래염전 소금창고(경기등록문화재)를 지나 모새달다리 방향은 부드러운 흙길 위를 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까지는 시운전이다. 본격적인 그린웨이 자전거 여행은 관곡지부터다. 관곡지는 사유지라 주말에만 개방한다(10월~이듬해 3월 오전 10시~오후 5시 / 4~9월 오전 10시~오후 7시).

관곡지를 지나면 길은 보통천 제방을 따라 거의 직선으로 연결된다. 금새 그린웨이의 종착지 물왕호수에 도착했다. 물가를 따라 만든 산책로는 자전거를 타고 통행할 수 없다.



해마다 3~11월에 시흥시공영자전거대여소를 운영한다. 월곶역점 운영 시간은 오전 9시~오후 8시(월·화요일, 공휴일 휴무), 정왕역점 운영 시간은 오전 7시~오후 9시(토·일요일, 공휴일 휴무), 대여료는 없다.

둘레길은 가속을 재촉하고, 풍광은 발목을 잡고…경포호




강원도 강릉시에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자전거길이 있다. 경포호 둘레길(약 4.3㎞)이다. 강릉 경포대와 경포호(명승) 주변에 조성된 산책로와 자전거전용도로로, 오르막길이 거의 없는 평지라 안전하고 자전거 대여소가 많아 이용하기 편하다.



경포호 라이딩 코스는 스카이베이호텔 경포에서 경포호수광장, 경포가시연습지, 강릉3·1운동기념공원을 지나 경포대와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으로 이어진다. 자전거로 속도를 내면 15~20분이면 호수를 한 바퀴 돌 수 있지만, 사진을 찍고 여기저기 둘러보다 보면 1시간 30분~2시간은 족히 걸린다.



출발지는 자전거 대여소가 모여 있는 스카이베이호텔 경포 근처다. 잔잔한 호수를 오른쪽에 끼고 든든한 산줄기를 바라보며 페달을 밟는다.

시간과 체력이 허락하면 바다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지자체 명품 자전거길로 선정된 강릉 경포호산소길에는 경포호둘레길 외에도 안목해변-연곡해변 구간이 포함된다.



자전거 베테랑이 아니라면 경포해변을 중심으로 남쪽보다 북쪽 길이 좋다. 연곡해변까지 자전거전용도로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연곡해변 인근 자전거도로는 방풍림 사이에 있어, 초록 터널 아래 싱그러운 라이딩이 가능하다.



선택의 묘미, 그때 그때 달라요…서산 천수만자전거길




충남 태안군 남면 원청리부터 서산A·B지구방조제를 거쳐 홍성군 남당항에 이르는 길에 자전거길이 조성돼 있다.

천수만자전거길을 완주하려면 왕복 3~4시간이 걸린다. 곳곳에 반환점이라고 할 만한 지점이 많다. 예컨대 서산버드랜드를 출발 지점으로 삼고, 간월도나 서산A지구방조제 끝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식이다. 간월도에서 시작해 홍성 어사리노을공원이나 남당항을 반환점 삼아도 괜찮다. 모두 자전거를 타고 왕복 2시간 안팎에 다녀올 만한 거리다.

서산A·B지구방조제를 지나는 천수만로 옆에 왕복 2차로 천수만자전거길이 있다. 간월도 주변에는 편의점과 식당, 카페가 운영 중이다.

이 길은 거의 모든 구간이 보행자도 드나드는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다. 특히 코리아둘레길 중 서해랑길 64코스와 겹치는 부분이 많으니, 도보 여행자를 주의해야 한다.

자전거길을 달리는 내내 기러기는 물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두루미와 황조롱이, 매, 독수리가 눈에 띈다.

간월도는 서산A지구방조제가 시작되는 지점과 맞닿는다. 이 일대는 서산9경 가운데 3경으로 꼽히는 명소다. 섬과 바다가 노을빛에 어우러지는 풍경이 아름답고, 밀물 때 바닷물이 차오르며 섬과 암자가 잠시 고립되는 모습이 신비롭다.

간월도에는 간월암이 있다. 고려 말 조선 초기 승려이자 태조 이성계의 왕사(王師)인 무학대사가 창건했다.

천수만자전거길을 여행할 때 염두에 둘 것이 있다. 첫째, 차도로 달려선 안 된다. 갓길 이용도 추천하지 않는다. 빠른 차량이 지날 때마다 와류가 발생해 자전거가 휘청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너무 늦은 시각까지 자전거를 타지 말아야 한다. 셋째, 헬멧 착용은 필수다.

돌고돌아 가는 세상, 물길 마저 도는 세상…영주 자전거길




영주는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다. 영주 자전거길은 4개 구간으로 주요 명소를 두루 돌아볼 수 있다. 1구간은 소백산역에서 서천교까지 소백산의 활력을 얻는 길, 2구간은 소수서원과 선비촌에서 서천교까지 전통문화의 향기가 흐르는 길이다. 3·4구간은 서천교와 무섬마을을 잇는다. 특히 3구간 중간에 자리한 영주시자전거공원부터 4구간 무섬마을에 이르는 약 14.5㎞는 풍경이 빼어나고 길이 평이해서 초보자도 신나게 달릴 수 있다.

여행자라면 영주시자전거공원에서 출발하는 게 좋다. 무섬마을까지 편도 약 1시간 30분 거리다.



공원을 빠져나가 라이딩을 시작하면 서천 변에 벚꽃이 지천이다. 구학공원에서 약 7㎞를 달리면 문수면 적동2리 꾀꼬리마을이다.

꾀꼬리마을에서 20여 분 달리면 문수면 월호3리다. 월호3리에서 약 1㎞ 가면 무섬마을(국가민속문화재)이다. 내성천이 삼면을 휘감아 섬처럼 보인다. 자전거로 진입하려면 외나무다리 옆 수도교를 이용해야 한다.



영주시자전거공원에서는 신분증을 지참하면 자전거와 안전모, 자물쇠를 무료로 빌려준다. 공원 내 공공자전거대여소는 트레일러 자전거, 어린이용·성인용 자전거, 2인용 자전거, 전기 자전거 등 120여 대를 비치해 선택의 폭이 넓고,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이다(대여 5시까지, 명절 당일 휴무). 공원은 상시 개방하며(연중무휴).

영주시자전거공원에서 하루 1000원에 공공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공공 자전거는 무료 대여 자전거와 달리 반납 장소가 영주시 곳곳에 있다. 무섬마을에도 대여·반납 장소가 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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