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조각으로 시간성 시각화한 봄의 산수"…강서경 개인전 `마치`

박은희 2024. 3. 28.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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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회화적 언어를 확장해 나가는 강서경(47)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온 시간성을 시각화한 전시를 열고 있다.

윤 이사는 "이번 전시가 강석경 작가가 회화와 조각을 활용해 그린 봄의 산수화라고 생각했다"며 "작가가 그려낸 새로운 계절의 산수 안에서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모양과 방향이 변화하는 작품 사이를 거닐며 시간과 세월의 흐름을 마주할 각자의 용기를 찾아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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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경 개인전 '마치 MARCH' 설치 전경. 국제갤러리 제공
강서경 개인전 '마치 MARCH' 설치 전경. 국제갤러리 제공
강서경 개인전 '마치 MARCH' 설치 전경. 국제갤러리 제공
강서경 작가 프로필 이미지. 국제갤러리 제공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회화적 언어를 확장해 나가는 강서경(47)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온 시간성을 시각화한 전시를 열고 있다.

국제갤러리에서 지난 19일 개막한 강서경 개인전 '마치 MARCH'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에 마치 행군하듯 힘껏 발걸음을 내딛으며 다시 한번 자신의 토양을 단단히 다져보고자 이름을 붙였다.

K3에서 선보이는 전시에는 총 29점을 출품했다. 대부분 신작 조각과 회화군으로 구성했으며 강서경의 주요 개념 '정(井)' 및 '모라(Mora)'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언어학에서 '모라'는 음절 한 마디보다 짧은 단위를 칭한다. 자신의 회화를 시간을 담는 틀로 활용하는 작가에게 모라는 회화, 즉 서사가 축적될 수 있는 시간의 시각화된 단위를 뜻한다.

작가는 캔버스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그림을 그리는데 캔버스의 네 옆면에 각기 다른 물감이 흘러내린 흔적을 통해 시간의 층위를 직관적으로 목격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도출되는 캔버스의 옆면은 일찍이 강서경 회화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누하동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이번 '모라-누하' 연작은 오랜 시간 캔버스의 면면을 따라 흘러내려 밑으로 떨어지는 물감을 모아 종이에 비단의 층위를 덧대어 완성한 작품이다.

윤혜정 국제갤러리 이사는 이 같은 표현 방식에 대해 "캔버스의 물리적인 표면 너머로 이어지는 물감의 여정을 포착해 보여준다"며 "그간 걸어온 시간에 대한 초상이자 개인의 일상 속 시간이 축적해 나가는 역사성에 대한 시적 기록물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워스-일' 연작 안에서 '모라' 회화는 둥근 나무 프레임 안에 담긴다. 실을 꼬아 수놓은 나무 프레임은 생(生)에 대한 작가의 예찬이자 여성의 노동의 시간에 대한 기록이다. 나무 프레임이 감싸고 있는 반투명한 비단은 새벽과 석양의 하늘빛을 닮도록 은은하게 염색돼 있다. 옆으로는 염색된 울을 통해 표현된 낮과 밤의 풍경들이 K3의 벽면을 장식한다.

천장과 바닥에는 작가의 새로운 조각군이 소개된다. 브론즈를 구부리고 표면을 두드려 제작한 신작 '산-아워스'는 공중에서 낮게 매달려 관람객을 맞이한다. 나무 좌대 위에 선 둥근 형태의 작업은 벽면의 다른 회화를 작품 내부의 공간으로 함께 담아낸다. 꽃잎을 닮은 곡선 고리를 두른 '산-꽃'은 돌고 도는 시간의 순환을 상기시키며 봄의 풍경에 방점을 찍는다.

윤 이사는 "이번 전시가 강석경 작가가 회화와 조각을 활용해 그린 봄의 산수화라고 생각했다"며 "작가가 그려낸 새로운 계절의 산수 안에서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모양과 방향이 변화하는 작품 사이를 거닐며 시간과 세월의 흐름을 마주할 각자의 용기를 찾아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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