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도 누설 못 한 그곳…판도라 열린 숨은 여행지5[투어테인먼트]

강석봉 기자 2024. 3. 2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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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라만 보았던 그곳, 나 그곳에 간다
① 신비한 온돌방, 하동 칠불사 아자방
② 걸어서 하늘까지, 태백산 하늘전망대·탐방로
③ 바라만 보았던 춘향 그곳에, 남원 광한루원
④ 독수리와 함께 춤을, 경남 고성독수리생태체험관
⑤ 북한까지 딱 1.4㎞,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칠불사 참선.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보물섬 지도는 보물섬만큼 은밀하다. 누구나 안다면 그게 과연 보물일까. 아는 사람만 귀엣말로 전해지고, 가본 사람도 입틀막’으로 혼자만 간직하고픈 여행지를 천기누설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인한 ‘숨은 여행 찾기, 로컬 재발견’으로 판도라를 열어버린 곳이다. 여행을 통해 지역의 숨겨진 매력을 찾아보자는 하는 의미를 담았다.

신비한 온돌방, 하동 칠불사 아자방


칠불사 아자방 참선처.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하동 칠불사 아자방이 천 년 전 모습을 드러냈다. 빗장을 풀고 관람객을 맞이한 건 복원공사 시작 후 꼬박 8년 만이다. 지리산 반야봉(1732m)의 남쪽, 해발 800m에 포근히 안긴 칠불사에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진 연유다. 하동 칠불사 아자방 온돌은 지난 1월 22일 경남도유형문화재에서 국가민속문화재로 승격 지정됐다. 이를 기념해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인 5월 15일까지 한시적으로 문을 연다. 공개 기간 중 매일 오전 10시, 오후 2시, 오후 3시, 오후 4시에 30명 한정으로 스님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칠불사.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칠불사는 1세기쯤 가락국 시조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외삼촌인 인도 승려 장유보옥선사를 따라와서, 수도한 지 2년 만에 모두 성불해 ‘칠불사’라 이름 지어졌다고 전해진다. 경내에 있는 아자방(亞字房)은 스님들이 벽을 향해 수행하는 선방으로, 방안 네 귀퉁이를 바닥 면보다 한 단 높게 올려 ‘버금아(亞)’ 모양의 방 전체에 구들을 놓아 만든 온돌방이다. 네 귀퉁이는 좌선처이고, 가운데 십자 모양의 낮은 곳은 수행 중 잠시나마 다리를 펼 수 있는 곳이다. 축조 당시 아궁이에 한 번 장작불을 지피면 스님이 수행하는 100일간 그 온기가 유지됐다고 해서 전설의 구들, 신비한 온돌방이라 불렸다.

칠불사 아자방 굴뚝.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칠불사는 ‘한국의 다성(茶聖)’으로 불리는 초의선사가 ‘다신전’과 ‘동다송’을 지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다신전’과 ‘동다송’은 우리나라 차 문화사에 중요한 발자국을 남긴 대표적인 책이다. 대웅전에는 은행나무로 빚어진 부처님들의 온화한 미소가 있고, 김수로왕 부부가 일곱 왕자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 만들었다는 영지(影池) 등 볼거리가 많다.

걸어서 하늘까지, 태백산 하늘전망대·탐방로


태백산 하늘전망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하늘전망대는 태백산의 새로운 명소다. 전국 23개 국립공원 가운데 처음 들어섰다. 지난 1월 19일 임시 개장해, 올해 태백산 눈 축제 중 화제의 중심이 됐다. 무장애 탐방 시설로 휠체어와 유모차 접근이 어렵지 않다.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는 탐방지원센터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곧장 하늘탐방로로 진입할 수 있다. 전체 구간 평균 경사는 1/16(3.6도)로 완만하다. 탐방로 폭 또한 2.8m로 휠체어 교행이 가능하다. 하늘전망대는 하늘탐방로가 닿는 가장 안쪽이다. 소나무 사이로 솟은 33m의 정상까지 나선을 그리며 올라간다.

태백산 하늘전망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하늘전망대 정상에서 보는 주위 산세는 태백산의 영험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 발아래로는 나무의 우듬지(꼭대기 줄기)가 내려다보이고 먼 산으로는 능선이 장엄하다 못해 아득하다. 하늘전망대의 공식 개장은 3월 31일이다. 3월의 마지막 주는 ‘공식’적으로 태백산 하늘전망대의 첫봄 손님이 될 수 있다. 태백산 하늘전망대 미디어아트관 역시 공식 개장에 맞춰 문을 연다. 전시는 태백산 호랑이를 다룬 작품이다. 인근 태백산 소도 야영장과 태백석탄박물관도 연계해 돌아볼 만 하다. 태백산 하늘탐방로 개방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태백산 하늘전망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바라만 보았던 춘향 그곳에, 남원 광한루원


남원 광한루.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보물 281호인 광한루는 1419년에 황희가 남원에 유배 당시 지어졌다. 처음에는 광통루(廣通樓)라 불렸으나 세종 16년(1434년) 정인지가 고치고 난 뒤 ‘달의 궁전’과 같다고 해 광한루로 고쳐져 오늘에 이른다. 올해도 열리는 춘향제의 주 무대며, 야간조명과 함께 야간관광의 핫플레이스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춘향과 몽룡의 사랑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곳은 광한루원이다. 광한루가 있는 정원 일대를 통칭한다. 광한루원은 조선 시대부터 평양의 부벽루,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와 더불어 전국 4대 누각으로 손꼽힌다. 선비라면 누구랄 것이 가보고 싶어했던 명소였다. 오늘날까지도 남원을 대표하는 관광 1번지다. 남원시는 매년 5월 춘향의 정절을 기리고, 그 얼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광한루원 일원에서 ‘춘향제’를 개최한다. 1931년 춘향의 사당인 춘향사를 지으면서 시작된 행사로 올해 94회를 맞으며 글로벌 축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광한루원은 문화재 보호차원에서 내부출입을 제한하고 있으나, 춘향제에 앞서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단 3일간 한정 개방된다.

독수리와 함께 춤을, 경남 고성독수리생태체험관


고성에 머물렀던 독수리.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해마다 몽골에서 수많은 독수리가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로 날아오는데 그중 상당수가 고성에 모여든다. 왜 고성일까? 25년 전 고성 철성고 김덕성 선생님이 학교 인근 논밭을 찾은 독수리들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한 게 계기가 됐다.

고성에 머물렀던 독수리.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겨우내 독수리식당 인근에 독수리생태체험관을 임시 설치하고 독수리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올해로 5년째를 맞은 독수리 생태관광은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다.

독수리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지난 3월 21일까지 진행됐고, 오는 10월 다시 공개된다.

고성 독수리생태체험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북한까지 딱 1.4㎞,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


김포 애기봉.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1978년에 설치돼 낡아버린 애기봉 전망대를 철거하고 평화생태전시관, 조강전망대, 생태탐방로를 조성해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먹먹한 과거와 풍요로운 자연을 품은 이곳,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은 희망과 행복, 평화를 떠올리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중립지역에 있는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은 연말이면 트리 점등을 두고 남북 간 긴장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번 새 단장을 계기로 국제적인 관광지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가는 길목인 이곳은 북한과의 직선거리가 1.4㎞에 불과하다. 비무장지대에서 수거한 탄피를 녹여 만든 ‘평화의 종’은 관광객들에게 인기 만점 사진 촬영 명소다.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은 개장 2년 만에 방문객 10만 명을 돌파했고, 최근엔 월평균 1만 명이 찾는 수도권 관광 명소가 됐다.

10년 전 철거한 성탄트리를 대신해 계단형 경관조명에 붉을 밝혔고, 정월대보름엔 레이저쇼를 여는 등 민통선 내 관광지라는 무거움과 긴장감을 내려놓게 했다.

김포시는 국방부와 협의를 통해 야간개장을 확대하고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등 애기봉을 수도권 야경 명소이자 외국인들이 찾는 필수 관광 코스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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