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후 미 국무부 직원 두번째 사표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반발해 국무부 직원이 또 사임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보도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에서 중동 인권을 담당해온 직원 아넬 셸린(38)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온 자국 정부에 항의하며 사임했다.
셸린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자행하는 수많은 인권 유린과 국제법 위반 행위를 미국 정부가 알면서도 이를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무부에서 중동과 북아프리카 인권 관련 업무를 맡아온 그는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이런 우려를 국무부 내에서 꾸준히 제기해 왔으나, 미국 정부가 무기를 대거 이스라엘에 지원하는 상황에서 이런 노력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가디언에 “나에겐 두 살이 안 된 어린 딸이 있고, 언젠가 딸이 이 전쟁에 대해 배우고 엄마가 국무부에서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물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고 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직원이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항의하며 사임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0월 국무부 정치군사국의 의회 및 대외 업무 담당 과장이던 조시 폴이 정부의 이스라엘 군사 지원에 항의하며 사임한 바 있다. 국무부 외에 교육부에서도 기획평가개발실 특별보좌관이었던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타리크 하바시가 지난 1월 같은 이유로 사임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뒤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으로 가자지구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면서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 정부 내에서도 공개적인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무부 직원 100명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규탄하며 바이든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 정책을 비판하는 서한에 집단 서명했다. 지난달에는 미 공군 소속 현역 군인이 주미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과 미국의 지원을 규탄하며 분신해 사망하는 일도 발생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남잔데 숙대 지원했다”···교수님이 재워주는 ‘숙면여대’ 대박 비결은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이재명, 김혜경 선고 앞두고 “희생제물 된 아내, 죽고 싶을 만큼 미안”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또 아파트 지하주차장 ‘벤츠 전기차 화재’에…주민 수십명 대피
- [단독]“일로 와!” 이주노동자 사적 체포한 극우단체···결국 재판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