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올림픽 땐 방 빼라?…갈 곳 없어진 유학생들 하소연

송락규 2024. 3. 2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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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넉 달 후 열리는 파리올림픽 기간 한국 유학생들이, 살고 있는 현지 기숙사에서 쫓겨날 처지에 몰렸습니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파리 송락규 특파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송 특파원, 파리의 기숙사에 살고 있는 한국 유학생들이 방을 빼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요?

[기자]

한국관은 2018년 교육부와 한국사학진흥재단이 프랑스 파리에 설립한 기숙사입니다.

모두 250개의 방이 있는데다 비교적 저렴한 월세와 쾌적한 시설로 유학생들이 앞다퉈 거주를 희망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한국관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파리 올림픽을 이유로 6월 말부터 거주 기간이 일괄 종료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과거엔 방학 기간에도 거주 연장이 가능했는데 이번엔 어렵게 된 건데요.

인턴이나 계절학기 등을 이유로 방학 기간 현지에 체류해야 할 학생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앵커]

올림픽 기간 학생들이 방을 빼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숙사인 한국관 측 입장도 들어봤죠?

[기자]

한국관 측은 올림픽 기간 정부 기관과 올림픽 관계자의 숙소로 기숙사가 활용될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또 한국관만의 문제가 아닌 한국관이 위치한 파리 국제대학촌 방침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학생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안내했다며 규정상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학생들과 맺은 계약상에도 거주 기간이 6월 말 종료되는 만큼 방학 기간 거주 연장이 의무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동안 원하는 학생들의 경우 방학 기간 거주를 허용해준 건 편의를 봐준 것일 뿐이라고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설명에 대해 학생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학생들은 방학 기간 거주 연장에 대한 사전 안내나 수요 조사는 없었다고 항변합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줄곧 문의했지만 제대로 된 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한국관 거주 학생 : "지금까지도 명확하게 (누가) 살 수 있다, 혹은 누구까지만 살 수 있다는 답신을 안 주니까 집도 못 구하고 계속 기다리고 있는 거죠."]

특히 지난해 말 국제대학촌 측이 예년과 같이 학생들이 원할 경우 거주 연장이 가능하다고 안내한 뒤에도 한국관 측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한국관 측은 KBS 취재가 시작돼서야 방학 기간 거주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증빙 서류를 제출하라고 안내했고 4월 초까지 대상자를 통보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한국관이 방학 기간 올림픽 관련 인사를 받기로 한 데는 재정적인 상황도 맞물려 있다고요?

[기자]

2018년 설립된 한국관엔 350억 원의 건축비가 투입됐습니다.

이 가운데 175억 원은 국고 지원, 나머지 175억 원은 사학기금 융자를 받았는데요.

올해부터는 이 융자금 175억 원에 대한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데 최근 금리 상승으로 매년 9억 원씩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1년 동안 학생들의 기숙사 비용을 모두 모아도 20억 원을 겨우 넘는 수준이라 이것만으론 운영이 어렵다는 게 한국관 측의 설명입니다.

반면 올림픽 기간 체류하는 이들에게는 숙박비를 받기 때문에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텐데요.

다만 수익을 올리기 위해 방학 기간 갈 곳 없는 학생들을 내보낼 일은 없다고 한국관 측은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김인수/자료조사:김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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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락규 기자 (rock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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