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파업 치달은 이유는?‥"20년 버스 준공영제 손봐야"

이문현 2024. 3. 2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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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임금 인상으로 타협점을 찾긴 했지만, 이번 파업으로 인해서 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그림자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손님이 없어서 손해가 나는 노선을 유지하는 대가로 서울시가 버스 회사의 적자를 메워주는 게, 바로 준공영제의 핵심인데요.

그렇다 보니 버스 기사들의 임금을 올리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세금을 더 부어줄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겁니다.

이문현 기자가 준공영제의 문제점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임금인상안 4.48%, 명절수당 65만 원을 뼈대로 하는 임금 인상안에 합의했습니다.

[박점곤/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 "이 시간 이후부터 총파업을 철회합니다. 지금 각 지부에 하달명령을 해주십시오."

서울시가 중재에 나서 12년 만의 파업은 가까스로 봉합이 됐지만 불씨는 여전합니다.

서울시가 시행 중인 버스 준공영제는 민간 버스 회사들이 이른바 돈이 안 되는 노선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적정이윤을 재정을 투입해 보장해주는 제도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서울시는 매년 버스회사의 적자를 보전해주기 위해 수천억 원의 시 재정을 투입해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2천2백억 원이었던 재정지원은 재작년과 작년에는 8천억 원대로 급증했습니다.

이번 임금 인상으로 서울시는 추가로 약 600억 원을 더 지원해야 합니다.

[윤종장/서울시 도시교통실장] "임금인상은 1% 정도 인상될 때마다 약 110억 원 내지 120억 원 정도 추가 재정 부담 요인이 발생이 됩니다."

운송수입만으로는 줄곧 적자지만, 재정 지원으로 인해 서울시 버스회사는 매년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재작년의 경우 서울시내 65개 버스회사는 716억 원대의 순이익을 올렸고, 코로나로 승객이 감소했던 2021년에는 772억 원으로 지난 8년간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회사들은 이 수익을 임금 인상이나 재투자에 쓰는 데 인색합니다.

서울시 버스 회사들은 재작년엔 506억 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는가 하면 임원 급여를 서울시가 정한 것보다 24억 원 더 주기도 했습니다.

단기간 고수익을 노리는 사모펀드들이 준공영제가 실시되는 지역의 버스회사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이러한 배당 잔치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영수/사회공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그래서 사모펀드들이 (준공영제도) 그랬을 때 들어오는 거죠. 서울시가 망하지 않는 이상은 무조건 보장을 받기 때문에."

이처럼 재정부담이 늘어 결국 버스요금이 인상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습니다.

[김상철/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 "서울시가 재정보조금을 늘려주지 않으면 '임금 인상이 되지 않는다'라는 굉장히 역설적인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겁니다. 이 제도의 도입 효과가 과연 지금도 유효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요."

이에 대해 서울시는 당분간 요금인상 계획은 없다면서 "이익이 버스 회사에 집중되는 상황을 고치기 위해 현재 준공영제 두 번째 버전을 만들기 위한 용역에 착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이상용 / 영상편집: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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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위동원, 이상용 / 영상편집: 김관순

이문현 기자(lm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84357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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