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내 사진이 ‘투자 사기’ 사이트에?…“제가 봐도 소름 끼치더라고요”

박연선 2024. 3. 28.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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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박연선입니다.

다른 누군가가 온라인상에서, 또 SNS상에서 내 행세를 한다면 어떨까요?

거기에 더해 내 이름과 사진으로 투자 사기를 벌인다면?

무척 당황스러울 겁니다.

["저는 백종원입니다. 저는 수백억 원의 투자자입니다."]

백종원 씨가 광고한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 가짜입니다.

최근 이렇게 연예인, 교수, 기업인 등 유명인을 사칭한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얼굴을 도용당한 당사자들이 공동행동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이 자리에 김미경 강사를 비롯해 개그우먼 송은이,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이 참석했고,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유명인도 유재석을 비롯해 130명이 넘습니다.

이들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범람하고 있는 사기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플랫폼과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그런데, 내 이름과 사진을 도용당하고 투자 사기에 사용되는 일, 꼭 엄청난 유명인들만의 일은 아니어서 더 문제가 큽니다.

피해자 이 모 씨는 어느 날 SNS를 통해 링크 하나를 전달받았는데요,

그 링크에 들어가 봤더니, 자신을 증시 분석가로 소개하며 이 모 씨의 사진뿐만 아니라, 이름까지 그대로 도용해 투자 상담을 받고 있었다고 합니다.

피해자 이 모 씨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이 모 씨/사칭 범죄 피해자 : "제 이름을 써 놓고 제 SNS에 올려놨던 사진들까지 사용하면서 저보다 더 저 같은 그런 프로필을 만들어 놓고서 저인 척을 하고 있더라고요. 사이트 주소를 알려주면서 회원 가입을 하셔라. 투자를 하면 어느 정도의 이익을 볼 수 있고…. SNS 통해서 이거 본인 맞냐는 연락이 왔었고,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피해자 이 모 씨,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신고했지만, 경찰로부터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 관리 미제 사건으로 처리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사칭 범죄자를 잡기는커녕 아무런 대처도 할 수 없는 상황에 화가 났다고 토로했습니다.

저희 7시 뉴스에서 날씨 소식 전하고 있는 백지원 기상캐스터 역시, 최근 비슷한 피해를 봤는데요,

누군가 유민정 팀장이라는 이름으로 백지원 캐스터의 SNS 사진을 가져다가 투자를 유도하는 사이트가 개설해 지금도 버젓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사칭과 투자 사기, 처벌할 수 있을까요?

[강재규/변호사 : "적용될 수 있는 혐의는 명예훼손이나 모욕이나 직접적으로 금전적 손해가 발생했을 때 사기죄가 성립된다거나 이 정도 경우의 수밖에 없어요.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고 해서 피의자를 곧바로 잡아낼 수 있느냐 그것도 문제예요. 현행법으로는 형사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은 마땅치가 않다…."]

정부는 어제, 유명인 사칭, 허위정보를 기반으로 한 투자리딩방 불법행위의 특별단속을 강화하겠단 계획을 밝혔는데요,

그 내용을 살펴보니, 국내외 인터넷 포털 등이 관련 정보를 차단·심사하는 자정 노력을 기울이도록 지속적으로 요청하겠다는 것에 그쳐, 과연 사칭 범죄 피해를 막을 수 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더 큰 문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 같은 투자사기를 믿고, 실제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제발 어렵게 번 돈 함부로 보내지 말아달라", 사칭 피해를 입은 개그맨 황현희 씨의 호소였는데요,

정부 차원의 제도적 마련, 법적 보완도 필요하겠지만 온라인 투자 방, SNS를 통한 투자 권유는 일단 의심하고, 검증되지 않은 사업체, 개인의 계좌로 고액을 이체하는 것은 절대 금물.

비대면 거래의 경우 상대방은 언제든지 반환을 거절하거나 연락이 두절될 수 있음을 명심하셔야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박연선 기자 (zi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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